▲<최가박당>은 1982년 개봉 당시 현지에서 2600만 홍콩 달러라는 높은 흥행성적을 올렸다.
시네마시티
한 시대를 풍미한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
지금은 수지와 윤아, 김세정, 정은지, 박지훈, 옹성우, 차은우 등 가수활동과 연기활동을 병행하는 스타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하지만 1980~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가수활동과 배우활동을 슬기롭게 병행하는 연예인은 전영록과 김민종, 손지창, 엄정화, 임창정 등 소수에 불과했다. 사실 가수와 연기활동을 병행하는 것도 홍콩에서 먼저 활성화된 문화로 실제로 홍콩은 7~80년대부터 많은 스타들이 가수와 연기활동을 병행했다.
어느덧 70대 중반이 된 허관걸은 한국에서는 <최가박당>에 출연한 코미디배우로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홍콩에서는 배우보다 가수로 훨씬 유명한 인물이다. 1990년대 장학우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전까지 '가신(歌神)'으로 불렸을 정도로 허관걸의 위상은 대단했다. 5남매 중 막내였던 허관걸은 1970년대 중반 첫째영 허관문, 셋째형 고 허관영과 함께 코미디 영화를 만들었는데 당시 이들의 대표작이 바로 6편까지 나왔던 <미스터 부> 시리즈였다.
<미스터 부>를 통해 배우로서 괜찮은 커리어를 이어가던 허관걸은 1982년 <첨밀밀>의 암흑가 보스 표형과 <무간도> 트릴로지의 삼합회 보스 한침 역으로 유명한 배우 겸 감독 증지위가 연출한 액션 코미디 <최가박당>에 출연했다. 허관걸이 홍콩 최고의 도둑 킹콩을 연기한 <최가박당>은 개봉 당시 홍콩에서 2600만 홍콩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고 <최가박당> 시리즈는 1989년까지 5편이 제작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허관걸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가수는 물론 배우로서도 전성기를 달렸지만 아쉽게도 홍콩영화의 진짜 전성기는 1980년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찾아왔다. 잘 생기고 멋진 상남자 역할을 하기엔 주윤발의 카리스마에 밀렸고 <최가박당>의 이미지를 살리자니 1990년대의 시작과 함께 주성치라는 '희극지왕'이 등장했다. 만약 <최가박당>이 1980년대 후반에 나왔다면 배우로서 허관걸의 입지는 지금과 달랐을 수도 있다.
한국 영화팬들에게는 전성기가 짧았던 코미디 배우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허관걸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의 싱어송라이터이자 홍콩영화의 전설적인 시리즈에 출연했던 유명배우였다. 1992년 가족들의 권유로 연예계를 떠났던 허관걸은 2003년부터 활동을 재개했는데 영화보다는 주로 가수로서의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허관걸은 슬하에 두 아들을 뒀는데 장남 허회흔은 아버지의 대를 이어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조선명탐정>도 패러디한 <최가박당> 명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