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후: 맷 스미스와의 작별 인사포스터
BBC
지난 60년 간 이어온 BBC 드라마 <닥터 후>는 영국을 넘어 북미와 아시아에 수천만 시청자를 둔 엄청난 작품이다. 21세기 초 잠시 중단된 시기를 기준으로 오리지날과 뉴 시즌으로 갈리는 이 드라마는 모두 합해 13명의 닥터를 갈아치우며 그 긴 생명력을 이어왔다. 그중엔 영국에서 제일가는 배우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존 허트도 있고, 출연 전까지 아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는 무명배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두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이 드라마 출연 뒤 그들 모두가 닥터로 기억됐다는 점이다.
맷 스미스는 11번째 닥터로 시리즈에 합류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뉴 시즌 2,3,4에서 닥터를 연기한 데이비드 테넌트의 후임이었다. 역사상 최고의 드라마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닥터 후> 뉴 시즌 4이고, 영국 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회차 여럿이 테넌트의 출연분이고 보면, 그의 후임을 맡는다는 게 여간 부담이 아니었을 테다.
스미스에겐 어려움이 한둘이 아니었다. 미국으로 치면 <스타트랙>이나 <스타워즈>처럼 열렬한 지지를 받는 시리즈가 아닌가. <닥터 후>의 열성 팬을 따로 칭하는 말로 '후비안'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다. 심지어 시리즈의 커다란 성공으로 작품은 BBC 방영 뒤 얼마 되지 않는 시차를 두고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 그대로 방영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 어떤 닥터도 전임 닥터와의 비교를 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테넌트의 후임이 무명의 젊은 배우 스미스라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