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스틸컷.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이 모험에 바비의 남자친구 인형, 켄이 동행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바비월드는 동화판 '이갈리아'로 볼 수 있다.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에 등장하는 이 가상 국가는 남성과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반대로 뒤집어 놨다. 켄은 바비의 들러리처럼 취급을 받는 인형이다. 우스갯소리로 켄이 세트로 들어간 상품을 살 바에야 바비 코스튬 하나라도 더 넣어주는 걸 구매하겠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현모양처가 되어 남성들에게 사랑을 받는 걸 이상적인 여성이라 여겼던 시대처럼 켄들은 바비의 관심을 받기 위해 분투한다. 바비월드에서는 사회의 모든 지도층은 바비이고 켄들은 인형의 역할처럼 들러리다. 바비가 주인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동안 켄은 남성 대통령, 남성 CEO가 즐비한 리얼월드에 충격을 받는다. 책 한 권 읽은 사람의 철학이 가장 무섭다는 말처럼 남성 우월주의에 빠진 켄은 바비월드를 켄월드로 전복시키고자 한다.
동시에 바비는 자신의 정체성에 상처를 입게 된다. 도입부에서 영화는 바비 인형이 지닌 의의에 대해 말한다. 아기 인형만 가지고 놀던 여자아이들은 엄마로의 역할을 꿈꿀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바비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여자아이들에게 심어주었고 이것이 여권신장 운동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때문에 바비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리얼월드에서 바비는 페미니즘 운동을 50년은 퇴보시킨 원흉으로 지목받는다.
'탄탄한' 휴머니즘은 기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