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은 PD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영광
- 그럼, 김현지 씨 이야기 접했을 땐 어땠어요?
"김현지 씨 이야기 처음 접했을 때 다양한 소문들이 있었어요. 방송에 담기 힘든데 성매매했다든지 임신했고, 낙태했다든지 등의 안 좋은 얘기들 제보를 많이 받았었어요.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그 어린아이가 도대체 어떤 상황에 처했길래 그렇게 안 좋은 환경이 있었을까 했는데 그걸 들으니까 투신까지 가게 될 수도 있었겠다는 게 일부분 이해는 되더라고요."
- 왜요?
"중학교 2, 3학년밖에 안 됐는데 성인들에게 성매매를 당하고 그다음에 낙태를 두 번 하고 그때 당시도 임신한 상태였다는 말도 있어요. 심리적으로 안 좋은 상태에서 그런 일들을 당하면 당연히 누구라도 극단적인 선택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거죠."
- 왜 투신을 라이브 켜고 할까요?
"저희도 그걸 전문가한테 물어보니까 자기의 죽음을 전시하는 효과라고 하더라고요. 그 다음에 그 친구들은 죽고 나서 많은 사람이 자기의 죽음에 관해서 얘기하면 죽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죽음 후와 죽음 전 구분을 잘 못하는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 혹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동하는 걸까요?
"자기가 죽으면 끝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해야 되는데 죽고 나서 남들이 자기 얘기를 많이 하면 그게 마치 자기가 살아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 아동·청소년의 우울증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히 늘어났던데 이유는 뭘까요?
"우울증 자체가 증가한 거는 3년간의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이 컸다고 생각해요. 사람과의 직접적인 만남과 소통이 제한되고 특히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학교도 못 가고 하다 보니까 또래 관계가 무너지잖아요. 한창 또래 문화를 형성해야 될 나이에 그게 무너졌다는 게 꽤 크다고 생각해요."
- 우울증 갤러리에 14초마다 글이 올라온다던데 주로 어떤 내용이에요?
"우울증 갤러리는 진짜 다양한 얘기들이 올라오거든요. 근데 정말 쓸데없는 얘기도 있죠. '오늘 뭐 먹지 뭐 먹을까'란 글에 댓글도 달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배설하는 듯한 글들도 올라오거든요. 성적인 글이나 약에 대한 글들도 올라오지만, 그냥 욕 같은 너무 의미 없는 글들도 많이 올라와요. 그런 게 짧은 시간 내에 계속 올라온다고 보시면 돼요."
- 우울증 갤러리 많이 하는 게 익명성 때문일까요?
"저희도 처음에는 익명성 때문에 우울증 갤러리가 이렇게 성행하나 했었거든요. 실제로도 한 50% 이상의 영향은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단순히 그 외에도 다른 영향들은 많을 것 같아요."
- 다른 영향이라면 뭐예요?
"우연의 영역도 있는 것 같고, 페이스북이 한창 뜨거웠다가 되게 가라앉았는데 요즘 청소년들이 다시 페이스북을 쓴대요.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그냥 이유 없이 페이스북으로 갑자기 모인다고 해요. 근데 요즘 아이들은 되게 카카오톡을 안 쓴대요. 카카오톡을 안 쓴 이유가 남들이 너무 많이 써서 나는 싫다는 거예요. 우울증 갤러리도 처음부터 이렇게 핫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DC 갤러리 자체가 약간 B급 마이너였는데 그런 걸 좋아하는 청소년 문화들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