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뿅뿅 지구오락실 2>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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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 지구오락실> 시리즈에서 나영석 PD의 별명은 영석이형이다. 흔히 PD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권위적인 이미지나 남성 연출가와 여성 출연진 사이의 거리감 없이 서로를 편안하게 대한다. 맏언니인 이은지조차 어린 92년생이기에 나 PD는 그들을 딸 혹은 조카처럼 본다고 털어놨지만, 프로그램 내에서 그는 깍두기 역할이다.
왕궁에서 도망간 '토롱이'를 잡기 위한 어려운 미션을 내도 검색 본능을 발휘해 단번에 잡고 MZ 문화를 맞추는 퀴즈에서는 되려 MZ 출연진이 틀린 정답을 정정한다. 나 PD에게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씌우고 외국인에게 호응을 요구하거나 빨리 게임 세트를 설치하라며 제작진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웃음이 터진다.
게다가 깨어 있는 MZ문화를 마주하였을 때도 나영석은 당황하지 않는다. 아직 92년생인 이은지를 맏언니라는 이유로 'OB'라 칭하자 출연진들이 불쾌감을 드러냈을 때 그는 실수를 수용하고 정중히 사과한다. 경력 있는 연출가가 어린 연출진에게 사과하는 건 기존 한국 예능의 권력관계에서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기존 <신서유기>, <윤식당>에서도 나 PD가 출연진에게 놀림당하는 장면은 많지만, 그가 출연진에게 혼나는 장면은 새롭다. 엑스세대와 MZ세대 사이 벌어진 문화 차이에 그는 기존 예능 문법을 고수하지 않았다. 단지 재밌게 노는 MZ에게 다가가 질문할 뿐이다. "그럼, 너희는 어떤 식으로 노는데?" 라고.
자가복제의 아이콘? 나영석의 겸손함
나영석은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출연하여 자신을 자가복제의 아이콘이라 말하였다. 하지만, 이는 겸손한 변명일 뿐. 나 PD는 언제나 시청자에게 낯설지 않은 선에서 익숙하지만, 새로운 것을 들고 왔다. 60분에 달하는 FULL 방송보다 10분 이내 짧은 편집본에 반응이 좋다는 걸 알고 그는 옴니버스식 예능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만들었다. 2020년에 다가올 '숏폼'의 시대를 예고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