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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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유로운 영혼, 패션의 아이콘 등으로 불리는 배우 류승범이 마지막 자기님으로 출연했다. 류승범이 한결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공백기 동안 류승범은 슬로바키아 화가 출신 아내와의 국제결혼과 득녀 소식을 전해 화제가 됐다. 류승범은 현재 아내의 모국인 슬로바키아에서 아이와 함께 세 가족이 단란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류승범은 "제가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다. 코로나 등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셔 결혼식도 불가피하게 할 수 없었고, 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니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주위에 소식을 전하는 것도 뜸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유로움의 대명사였던 류승범은 2020년 6월 딸을 얻고 아빠가 되면서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류승범은 "새로운 생각이 열렸다. 아이를 위해 '뽀뽀뽀'같은 아동프로그램이나, 아이가 좋아할만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류승범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날, 아내와 아이가 깔깔 웃는 모습을 보고 문득 "벅차게 행복하더라"는 감정을 느꼈음을 전했다. 류승범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 좋았다. 아무 것도 없이 행복할수 있다는 것을 가족을 통해서 배웠다"고 고백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류승범은 아내와의 운명적인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2016년 발리에서 서핑을 배우던 류승범은 바닷가에서 관광을 하고 있는 아내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무대미술을 하는 화가였던 아내와 아티스트로서의 공감대를 함께 나누면서 두 사람은 서서히 가까워졌다.
처음 만나고 1년 반을 헤어졌던 두 사람은 어느날 아내가 류승범에게 책을 보낸 것을 계기로 다시 인연의 끈이 이어졌다. 류승범은 "사랑도 사랑이지만 첫 만남에서 서로 운명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류승범은 "아내는 저의 사랑이자 스승이다. 저를 좋은 곳으로 안내해주는 게 너무 감사하다"면서 존경심이 담긴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이 같이 방문했을 때 남편을 알아보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모든 사람들이 너를 사랑하는 것 같아. 그 눈빛을 봤어"라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류승범은 2001년 시청률 30%를 돌파한 드라마 <화려한 시절>의 주연을 맡으며 본격적인 청춘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당시 노희경 작가는 류승범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하여 "잘생긴 것도 아니고 연기력도 신통치 않지만, 진실함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오히려 출연을 망설이던 류승범을 설득했다고.
얼떨결에 데뷔는 했지만 스스로 준비가 안되어있다는 생각에 불안했던 류승범은 "두려움은 있었지만 노희경 작가님의 확신을 믿고 도전했다"고 밝혔다. 6개월에 걸친 드라마 촬영기간동안 혼나고 주눅이 드는 순간도 있었지만 현장을 통해 배워가며 배우로서 류승범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다.
류승범의 또다른 대표작으로 <품행제로>를 빼놓을 수 없다. 류승범 본인도 "너무 재미있고 자유롭게 찍었다"고 회상한 <품행제로>에서 80년대 불랑학생 연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내며, 이후 흔들리고 불안정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청춘을 대변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불량 캐릭터 연기의 대가 류승범의 정작 실제 성격은 어떨까. 류승범은 작품 속의 반항적인 모습과 달리 "특별하지는 않았다. 조용하지도 시끄럽지도 않은, 어느 반마다 있는 35번 정도의 학생이었다"고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류승범은 한창 배우로서 전성기를 달릴 30대에 돌연 연기활동을 중단하고 해외로 떠나 궁금증을 자아냈다. "스무살에 데뷔해서 바쁘게 시간이 자났다. 본인의 선택이 아닌 상황에서 연기를 시작했다보니 문득 '내 꿈은 뭐지? 내가 하고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잠시 휴식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류승범은 "솔직히 순수성을 잃은 거다. 작품을 선택하는 게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 관계, 욕망 등 여러 가지 조건이 많아질 때가 있다. 그런 것을 깨달으며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렇게 회복의 시간이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트렁크 두 개만 가지고 과감히 여행을 떠났다는 류승범은 그때 이후로 비움의 미학에 눈을 떴다. 류승범은 "지금도 제 삶의 짐은 그 정도다"라고 밝히며 이제는 물건을 소유하거나 패션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서 여유를 찾았다고 고백했다.
1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류승범은 이제 "연기에 대한 갈증이 다시 생긴다"고 밝혔다. 쌓인세월만큼이나 더 여유롭고 넓어진 모습으로 돌아온 류승범은 "세게 한번 가보는 거지"라는 그의 어록처럼 앞으로 자유롭고 거침없는 삶에 대한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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