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6년>은 원작웹툰의 연재가 끝난지 6년이 지난 2012년에야 영화로 완성됐다.
영화사청어람(주)
5.18을 바라보는 대중매체 속 여러 시선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형사건이기 때문에 이미 많은 대중매체들을 통해 등장한 바 있다. 지난 2007년에 개봉해 730만 관객을 동원했던 김상경, 안성기, 이요원 주연의 <화려한 휴가>는 계엄군에 끝까지 맞서 싸웠던 시민군의 투쟁을 담은 작품이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5.18의 당사자가 아닌 '주변인'의 시선에서 5.18의 비극을 바라본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 1995년 6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생방송국 SBS를 자리잡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모래시계>는 5.18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드라마였다. 주인공 태수(최민수 분)는 후배를 만나러 광주에 내려왔다 사태에 휩쓸리게 되고 같은 시기 또 다른 주인공 우석(박상원 분)은 계엄군으로 차출돼 광주로 내려온다. 당시 5.18에 대해 잘 모르거나 오해하고 있었던 시청자들은 <모래시계>에서 표현한 광주의 실태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2017년에 개봉해 1218만 관객을 동원했던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는 외부인의 시선에서 본 5.18을 묘사한 대표적인 영화다. 1980년 서울에서 택시를 운전하던 만섭(송강호 분)은 10만원을 준다는 손님의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치만 분)를 태우고 광주로 떠났다. 광주에서 참혹한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한 만섭은 혼자 서울로 돌아오다 광주에 홀로 남겨진 손님 피터를 태우기 위해 다시 광주로 향한다.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김현석 감독의 <스카우트>는 전혀 상관 없을 거 같은 한국야구 최고의 투수 선동열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엮어서 만든 영화다. 선동열(이건주 분)을 Y대로 스카우트하기 위해 광주로 출장을 떠난 호창(임창정 분)은 점점 변해가는 광주의 분위기를 애써 외면하고 선동열 스카우트에 열을 올린다. 그렇게 선동열과 아버지(백일섭 분)의 마음을 사로잡은 날, 호창은 폭도로 오인 받아 현지경찰에게 잡혀 행방불명 된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준환 감독의 < 1987 >에서는 5.18이 자료화면으로 등장한다. 민주화 운동에 큰 관심이 없었던 대학생 연희(김태리 분)는 학교에서 우연히 선배가 틀어준 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데 그 영상이 바로 1980년 광주학살을 담은 자료였다. 그리고 영화에서 연희에게 영상을 보여준 선배는 바로 강동원이 연기했던 고 이한열 열사였다.
영화에서라도 '사이다 결말'은 힘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