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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이 한국에서?

<노웨이아웃> 디아스포라 영화제 상영

23.05.16 16:28최종업데이트23.05.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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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10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 <빠마 Perm>로 관객을 찾았던 섹알마문 감독이, 올해는 디아스포라 장편 섹션에서 <노 웨이 아웃 No Way Out>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선보인다. 

영화제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음에도 자신들의 문화를 꿋꿋이 지켜온 유대인의 삶을 지칭하는 디아스포라(Diaspora)에서 착안한 영화제이다. 한국 이민의 역사를 품고 있는 인천을 중심으로 영화를 통해 차별과 편견 등으로 소외받는 이들의 다양성과 관용의 가치를 나누고자 기획되었다. 

섹알마문 감독은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나, 1998년 이주노동자로 한국을 찾아 가구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2012년 부터는 아시아미디어컬쳐팩토리 활동가, 영화감독,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파키 Paki(2013)>, <굿바이 Good Bye(2014)>, <피난 Diaspora(2016)>, <꿈, 떠나다 Journey into the Dream(2017)>, <세컨드 홈 Second Home(2018)>,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2018)>, <기다림 Why Not(2020)>, <빠마 Perm(2021)> 등의 영화를 연출하였다. 
 
 디아스포라영화제 누리집 갈무리_섹알마문 감독의 <No Way Out>
디아스포라영화제 누리집 갈무리_섹알마문 감독의 디아스포라영화제
 
영화 <노 웨이 아웃 No Way Out>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한 16개 아시아국가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 중 사업장 변경과 관련한 내용을 다룬 영화다.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인력 도입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고용하가제는 단순노무인력의 유입을 위한 정책이다. 2011년 UN이 수여하는 공공행정상 대상을 수상했지만, 국제앰네스티 등 국내외 인권단체로부터 인신매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를 받기도 하며 이해당사자별로 입장이 첨예하게 나뉘어 제도 개선을 요구 받고 있다. 특히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사실상 제한하고 있어, 이주인권단체들은 강제노동을 금지하고 ILO가 정한 국제협약을 준수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2022년 10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 상영에서 관객과의 대화하는 섹알마문 감독(왼쪽에서 세번째_디아스포라영화제 누리집에서 갈무리)
2022년 10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 상영에서 관객과의 대화하는 섹알마문 감독(왼쪽에서 세번째_디아스포라영화제 누리집에서 갈무리)디아스포라영화제

'나라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묻는 감독

영화를 연출한 섹알마문감독은, 많은 이주노동자가 자신들의 꿈을 찾기 위해 고용허가제라는 제도를 통해 한국에 입국하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들도 꿈을 찾아 한국에 왔지만 이 제도 아래서는 사업장 변경의 자유가 없어 꿈과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동자가 자신의 근무조건에 문제가 있거나 원치 않는 일인 경우,  스스로 이것에 대해 결정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은 직장을 옮길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명시된 조건 이외의 사유로 사업장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고용주의 동의가 있어야 변경이 가능하다. 임금체불이나 폭행 등 사업장 변경의 책임이 고용주에게 있는 경우에도, 이를 입증할 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움이 남는다.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이러한 규제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드린다."

영화평론가 이동윤은 이주노동자들과 결혼 이주자들의 일상을 꾸준히 카메라에 담아온 섹알마문 감독이 이번에는 사업장 변경의 자유가 없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이주 노동자들을 기록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물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는 것에만 집중한 감독의 연출력은 이주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굳은 신념으로 번역되어 힘을 얻는다. 생계의 위협을 무릅쓰고 선택해야만 하는 퇴사가 악덕 고용주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소극적인 저항일 수밖에 없다면, 이러한 최소한의 권리조차 갖지 못한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은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감독이 한국 시민권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누리고 있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영화 <노 웨이 아웃 No Way Out>은 인천 애관극장에서 21일, 22일 두차례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제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료 상영되며, 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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