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은 <광해>에서 폭군과 인간적인 서민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명연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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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는 왕위를 둘러싼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에 신변에 위협을 느낀 광해군이 저잣거리의 만담꾼 하선(이상 이병헌 분)을 자신의 대역으로 세운다는 가상의 역사극이다. 개봉 당시 <데이브>와의 표절시비가 나오기도 했지만 높은 완성도와 재미로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다. 개봉하자마자 폭발적인 관객몰이를 한 <광해>는 개봉 한 달여 만에 한국영화 역대 7번째로 천만 관객을 모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실 왕위를 둘러싼 당쟁으로 인해 왕이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심각한 이야기는 상업영화보다는 역사 다큐에 더 어울릴 법한 소재다. 하지만 <광해>는 이야기를 무겁고 진지하게 끌고 가지 않고 요소요소에 코믹한 장면들과 멜로 요소를 적절히 배치하며 관객들과 원활하게 소통했다. 실제로 <광해>는 <대장금>이나 <주몽>,<선덕여왕> 같은 퓨전사극에 익숙한 관객들이 보기에 전혀 어렵지 않은 영화였다.
<광해>가 천만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은 바로 폭군 광해군과 그의 대역을 맡은 만담꾼 하선을 모두 맡은 이병헌의 명연기 덕분이었다. 특히 처음 하선을 연기할 때 왕의 흉내를 내지 못해 어색해하던 하선이 점점 왕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대단히 실감나게 보여줬다. 이병헌은 <광해>의 열연을 통해 대종상과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씨네21 영화상 올해의 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또 한 명의 '1억 배우'가 된 류승룡에게도 <광해>는 대단히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2011년 <최종병기 활>, 2012년 상반기 <내 아내의 모든 것>을 통해 흥행배우로 떠오른 류승룡은 <광해>에서 '광해군 대역쇼'의 설계자 허균을 연기해 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류승룡은 2013년에도 < 7번 방의 선물 >로 1281만, 2014년에는 <명량>으로 1761만 관객을 동원하며 무려 3년 연속으로 천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됐다.
2005년 <마파도>를 만들며 데뷔한 추창민 감독은 2006년 두 번째 영화 <사랑을 놓치다>가 흥행 실패했지만 2010년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16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2년 <광해>를 통해 1200만 관객과 함께 대종상 감독상,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었다. 2017년에 개봉한 < 7년의 밤 >이 전국 50만 관객에 그친 추창민 감독은 올해 조정석과 이선균 주연의 신작 <행복의 나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천만 배우 등극한 한효주의 탁월한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