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원 PD
이영광
- 어쩌면 묻힐 이야기였다고 방송에 나오던데 대장동 문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문제 되지 않았나요?
"전에 나온 적이 있긴 한데 거기 담은 의미는 뭐냐면 대선이 다가오잖아요. 그리고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됐잖아요. 대선이 다가오는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 빨리 이 사업을 마무리하고 빨리 튀어야 해. 너희들 다 해외 나가 있어'란 말들을 하거든요. 만약 그랬다면 지금 이렇게 샅샅이 밝혀질 수 있었을까요? 정영학씨 녹취록도 제출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미리 자기들이 사업을 통해서 얻은 수익 가지고 어디론가 도망쳐서 호의호식하고 살 수도 있었겠죠. 근데 정말 기막힌 타이밍으로 준공을 앞둔 시점에 대선 레이스가 벌어졌고 그 안에서 이 사건이 터졌던 거죠."
- 자기들도 이게 불법이라는 걸 알았나 봐요?
"그건 적어도 녹취록의 시작부터 이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 대장동 사업은 남욱, 정재창, 정영학 등 세 사람이 시작한 건가요?
"기존의 C7이라고 지주들에게 토지 사는 작업을 한 회사가 있었죠. 이강길 대표의 C7이 중간에 다른 사람 거쳐서 남욱에게 넘어가고요. 그게 시초가 되죠."
- 정재창은 거의 안 나온 것 같거든요.
"이건 워낙 할 얘기가 많다 보니 저희가 방송에서 정확하게 짚어주지 못했는데 정재창은 위례 기점으로 김만배에게 자기 지분을 다 팔고 나가요. 그렇기 때문에 뒷부분에서는 더 이상 역할이 없어요."
- 그럼, 정재창은 대장동과 크게 관련 없나요?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기 힘들 것 같아요. 다만 정재창은 이들이 로비했다는 걸 다 알잖아요. 그래서 나중에 남욱, 정영학, 김만배를 협박해서 150억 원인가를 받아 가요."
- 유동규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 시장할 때 실세였나요?
"참 재밌는 게 유동규가 이 대표 처음 만날 당시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이었거든요. 근데 유동규 본인이 말하기는 이재명 시장이 첫 성남시장이 되었을 때 리모델링을 하는 아파트 단지들에 표도 꽤 많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리모델링 정책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많이 얘기했고 실제로 리모델링 세미나 같은 거에도 변호사로서 가서 설명했고 그래서 '리모델링 이슈가 있는 아파트 단지들의 표를 많이 받았다. 그리고 그 표를 얻어가게 하는 데 내가 조력했다. 내가 그래서 1등 공신처럼 돼서 그 후 이재명 측근이 되었다'라고 얘기해요. 이재명 시장 당시에 유동규가 상당한 실세였던 것은 틀림없는 것 같아요."
- 유동규는 뇌물을 먼저 대장동 일당에게 요구했나 봐요?
"먼저 세 장을 달라고 했다고 남욱이 그렇게 말하죠. 적어도 남욱이 정영학과 통화하면서 유동규가 먼저 세 장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 시의원들에게 로비를 많이 한 거 같아요.
"최윤길 의장을 비롯해서 이름이 확실히 등장하는 사람들은 강한구 의원과 윤창근 의원인데 강한구 의원은 일단 '김만배로부터 수표 2억 원을 받았는데 그건 수사 보고서에도 다 있고 확실히 증거가 있는 내용인데 이거는 빌린 돈이다'라고 얘기해요. 김만배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고요. 근데 대신 2억 원이나 빌려주면서 아무것도 담보로 잡지 않았어요."
- 2억 원 빌리면 보통 차용증 쓰지 않나요?
"차용증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게 김만배 기자의 수법이에요. 이것도 녹취록에 나오는 얘기인데 '야 나는 차용증 쓰고 돈 빌려준다고 해 그래서 내 핸드폰에 이렇게 차용증이 많아'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와요. 나중에 걸리면 빌려준 거라고 하면 되니까요."
- 유동규가 성남 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 임명되어 대장동을 맡아요. 그럼, 이재명 시장은 보고 안 받았을까요?
"받긴 받지 않았을까요. 왜냐하면 대장동은 정말 큰 사업이었으니까요. 근데 유동규가 직보했을지 아니면 유동규가 자기가 엄청 친했다고 말하는 정진상 실장을 통해서 했을지는 명확하지 않아요. 그다음에 보고할 때 이 상세한 사항들을 다 보고했을지 아니면 위법적인 것들은 누락시키고 했을지는 녹취록이 나와 있지 않고 당사자들밖에 모를 내용인 것 같아요. 그런 대목도 있어요. 김만배가 '야 이재명 시장이 남욱은 싫어하니까 내가 앞에 나서야 돼'라고요. 그래서 이재명 시장이 어디까지 보고받아서 알고 있었을지 애매해져요."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일단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는 것 같았어요. 이런 세상이 드라마나 영화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진짜 실존한다는 거죠. 이거 그대로 영화 만들 수 있는 정도의 녹취 진술들이거든요. 그리고 이게 과연 대장동에서만 일어났을까죠. 이건 전국의 여러 큰 개발 사업장들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겠더라고요. 왜냐하면 이렇게 해서 이들은 수천억을 벌어갔잖아요. 그걸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래서 대장동이 이번에 정말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아 관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으면 이건 반복될 일이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반복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났던 것 같아요."
- 취재했는데 방송에 담지 못한 게 있을까요?
"저희가 인허가 로비와 기자들에게 한 로비도 살펴봤거든요. 검찰 수사 내용에 김만배에게 돈 받은 기자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하나하나 연락 돌리고 취재했었는데 당연히 다들 취재를 거부하시고 안 받았다고 하셔서 그 부분은 방송에서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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