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의 종말> 스틸컷
Jeonju IFF
위선을 걷어낸 뒤 남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는 젊고 매력적인 육체에 욕망을 갖는 이들과 그들이 가진 부를 탐하는 이들, 또 서로를 속이고 이익을 독점하려는 이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여주며 함락되기 쉬운 인간의 본성을 살핀다. 옛 영화를 잊지 못하는 이, 현재 가진 것을 가벼이 여기는 이, 제가 갖지 못한 것을 우러러보는 이들이 묶여 삶을 추하고 괴롭게 만들어 간다.
반전과 반전이 거듭되는 영화는 범죄물로 나름의 흥미를 자아내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져보았을 싱싱한 육체에의 매혹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낸 부분들도 보는 이의 관심을 잡아끈다. 얼핏 막장영화 같은 줄거리는, 그러나 우리네 인간사가 죄다 그렇고 그런 것이 아니냐는 물음으로 이어지며, 인간이란 얼마나 나아지기 어렵고 무너지기 쉬운지를 일깨운다.
가만 보면 <위선의 종말>이 보이는 건 위선이 걷힌 인간의 진면목이며, 한없이 추락할 수 있는 어느 나락의 지점인 것도 같다. 영화를 보고 나와 위선이 인간을 더 나아지게 하는지, 혹은 못하게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일 게 분명하다. 막장이라 여겼던 곳에서 캐낼 것이 남았음을 아는 것, 그것 또한 영화의 매력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