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요한슨, 마크 러팔로 인터뷰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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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국NBC <엑스트라TV>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리포터는 앤 해서웨이에게 캣 슈트를 입기 위해 어떻게 몸매 관리를 했는지 질문했다. 앤 해서웨이는 "완벽한 몸매가 아니라 액션을 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지만 이후에도 리포터는 계속 무례한 질문을 이어갔다. 결국 앤 해서웨이는 "체중 감량을 원하는 건가요? 캣 슈트를 (직접) 입고 싶은 거예요?"라고 되물었다.
스칼렛 요한슨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를 향해 성차별이 만연하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2012년 영화 <어벤져스> 개봉 당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그에게 몸매관리는 어떻게 했는지, 캣우먼 의상 안에 속옷을 입었는지 질문했다. 그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로버트에게는 흥미로운 질문을 하면서 나에게는 토끼 풀떼기 얘기나 하라고요?"
2015년 <코스모폴리탄>과의 인터뷰에서 리포터는 이전에 스칼렛 요한슨이 지속적인 성차별적 질문을 받아왔던 것을 알고 기자들의 성차별적 관행에 경각심을 제기하기 위해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칼렛 요한슨이 기자들에게 받았던 질문을 배우 마크 러팔로에게 그대로 물은 것.
마크 러팔로에게 오늘 시사회에서는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포즈를 취할 것인지 등의 질문을 던졌다. 또한 다이어트 방법, 좋은 피부를 유지하는 방법 등도 물었다. 몸매와 외모 이야기도 오갔다. 반면 스칼렛 요한슨에게는 작품과 배역에 대한 질문을 했다. 마크 러팔로는 스칼렛 요한슨에게 '지금까지 그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했냐'고 말하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비단 기자회견뿐만 아니라 영화계 내부에서도 이런 일은 빈번하다. 영화 <우먼 인 할리우드>가 개봉했을 당시, 배우 클로이 모레츠는 16살 때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촬영 직전에 자기 앞에 브래지어가 놓여있었다는 것. 그 옆엔 실리콘 브라 패드가 두 개 있었다. 영화 제작사에서 16살 소녀를 보고 가슴이 너무 작다는 이유로 내린 지시였다. 클로이는 그때 '본인은 그냥 배우가 아니라 여배우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여배우의 몸매와 피부, 나이와 패션에 대해서 말한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최소한 케이트 윈슬렛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여성 간의 극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 <암모나이트>, 나치 전범 재판에 피고로 나선 난독증 여성을 그린 영화 <더 리더: 책읽어주는 남자>, 사형 폐지론자가 사형을 당하는 영화 <데이비드 게일>, 지역 사회에서 벌어지는 연쇄 성폭행범과 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등을 통해 배우 케이트 윈슬렛은 동성애, 사형제도, 존엄사, 성폭행, 전쟁 범죄 등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그의 주름과 나이 그리고 몸매가 이런 영화들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제는 할리우드가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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