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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기획... 영화 후반 아이유 볼살이 쏙 빠진 이유

[인터뷰] 영화 <드림>에서 이소민 피디로 분한 아이유

23.04.25 09:54최종업데이트23.04.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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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림>에서 열정 없는 외주제작사 피디 이소민을 연기한 아이유.
영화 <드림>에서 열정 없는 외주제작사 피디 이소민을 연기한 아이유.EDAM 엔터테인먼트
 
새 드라마 촬영와 새 앨범 준비에 한창 바쁜 와중에도 아이유는 안정돼 보였다. 여기에 더해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 홍보 일정까지 나섰으니 정신없을 법하지만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제 온몸의 세포가 할 일을 딱딱 맞춰서 움직이는 느낌이다.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다"며 힘 있게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홈리스 월드컵에 참가한 2010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림>에서 아이유는 열정 없는 외주 제작사 PD 역을 맡았다. 그간 드라마나 영화에서 제법 무겁거나 신비감 있는 캐릭터를 맡아와서였는지 아이유는 "뭔가 사연 있는 캐릭터가 아닌 걸 해보고 싶던 차에 4년 전 <드림>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며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한 배경부터 전했다. 분량이나 역할 비중으로 치면 이소민 PD는 개성 강한 다른 캐릭터에 비해 적어 보이지만 오히려 아이유는 그런 점에 끌린 셈.
 
특별했던 열정
 
"소민은 팀원들을 모으고 관찰자가 된다. 영화 중반부부터 홈리스 멤버들 이야기가 다뤄지기 때문인데 전 그럴수록 완벽한 관찰자가 되고자 했다. 열정 없어 보이지만 점점 그들에 동화돼 가며 소민도 힘을 얻게 된다. 시나리오상 소민은 없던 희망이 생기는 그 과정의 증인이었다.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각 개인들이 드러나야 가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역할의 크고작음에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완성된 영화를 보고 제가 생각한 것보다 소민이 중요하게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병헌 감독님 현장 자체가 좀 빠르게 흘러갔고, 다른 선배님들은 이미 같이 축구를 하면서 호흡이 맞더라. 초반에 부지런히 따라가려고 했다. 제가 사람과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인데 <드림>이 역대 최단기간으로 친해진 게 아닌가 싶다(웃음). 선배님들이 마음 열고 대해주신 덕인 것 같다."

 
나름의 노력이라는 게 틈틈이 쉴 때 서로 같이 게임을 하는 식이었다. 야외 스포츠인 만큼 날씨에 따라 촬영 휴차가 종종 있었고, 그때마다 아이유는 다른 선후배 배우들 틈에 껴서 물병 뒤집기, 웃음 참기 등 소소한 게임에 참여했다고 한다. "승부욕이 강해서 게임에 잘 참여 안 하는데, 이미 제 성격이 파악당한 기분이었다"며 아이유가 웃어 보였다.
 
10년 전부터 기획됐고, 촬영 중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몇 차례 중단되는 등 지난한 과정을 겪었기에 참여하는 배우 입장에서도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아이유는 "제가 스물아홉 전까지 볼살이 많다가 이후에 쭉 빠졌는데 영화 후반에 보면 제 볼살이 빠져 있는 게 그런 이유"라며 말을 이었다.
 
"한국에서 많이 찍어놓고 촬영이 중단돼 다행이었다. 초반엔 소민이 가식적이고, 마음을 열지 않은 상태로 사람을 대하는데 열정이 없어서라기보다 자기 열정에 비해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것에 방어기제처럼 느껴졌다. 후반엔 감독님도 원하셨고 말투부터 좀 다르게 하려고 했다. 사실 현장이 매우 더웠다. 특히 헝가리 촬영 때는 햇빛이 너무 강해서 선배님들 중에 화상을 입은 분도 계셨다. 코로나19도 직면했고, 배우들도 서로 다른 작품을 찍다가 헤쳐 모이며 완성해야 했다. 그 진심과 하나 된 마음이 개봉이라는 선물을 안긴 것 같다.

제가 축구를 자주 보는 편이다. 특정 팀을 응원하기보단 대한민국 편이랄까. 왜 영화 속 대사처럼 공 하나 뺏으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한 골 넣으면 뭐 그리 좋다고 방방 뛰는 스포츠인데 사람들 이목을 끌잖나. 국가대표 경기처럼 박진감 넘치진 않지만 홈리스 월드컵에도 골 하나에 눈물 나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우리 영화에 그런 게 담겨 있다고 본다."

 
 영화 <드림> 관련 이미지.
영화 <드림> 관련 이미지.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아이유의 슬럼프 극복기
 
아이유는 평소 회사에서 자신에게 붙여준 VJ 스태프들을 보며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한다. 카메라 작동법, 앵글 잡는 법 등을 배웠고, 정작 현장에서 많이 써먹진 못했어도 그런 배경 학습으로 안정감을 더한 걸로 보인다. 배우라면 응당 거쳐야 하는 준비 과정이겠지만 연기 자체에 진심이라는 평소 아이유의 말처럼 성실하게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물론 슬럼프 또한 있었다. 10대 후반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만큼 여러 일을 겪었을 그다. 아이유는 "영화 속 소민처럼 열정이 없어졌던 시기가 있긴 했는데 길진 않았다"며 말을 이었다.
 
"결국 일이 제 피를 돌게 하더라. 슬럼프도 중간중간 있긴 했다. 20대 초반엔 무대가 너무 무섭고 마음이 불안한 적도 있었고, <드림> 찍을 무렵 스물여덟 때엔 약간의 무력감이 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생활을 했기에 밖에서의 모습과 집에서 제가 다른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소민을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제가 한 극중 캐릭터 이름이 지안인데 이름대로 편안함을 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힘들고 감정 요동이 컸던 때였는데 <나의 아저씨>를 찍고 힘듦을 같이 떠나보냈다.
 
가수 활동, 연기자 활동 모두 즐겁다. 전자는 제가 아무래도 주도권이 있어서 주로 스태프에게 요청을 드리는 편이라면 후자는 제가 요청을 받고, 질문하는 편이다. 그 즐거움이 각각 다르다. 굳이 따지면 음악 할 때 저도 이병헌 감독님처럼 계획을 많이 세우고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좀 쪼는 편인 것 같다(웃음). 아무래도 저도 방목일 때 보단 어떤 부담이나 책임이 있을 때 능률이 오르는 것 같고, 뭔가 데드라인이 있을 때 움직이는 편인 것 같다."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칸영화제를 찾았을 때 아이유는 기자에게 그런 말을 한 적 있다. "연기자로 어떤 목표를 두고 있진 않고 진심을 다해 꾸준히 연기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다"고. 이를 상기시키니 아이유는 "여전히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30대 들어선 계획하지 않은 만남이나 인연에서도 얻는 게 많더라. 과거에 제가 못보고 지나친 게 많구나 싶었다. 그래서 지금은 통제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두려한다. 영화 제목처럼 저의 드림이 있다면 큰 목표를 두고 살기보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잘 마치는 것이다. 요즘 드라마 촬영에서도 예정된 분량을 해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더라. 그걸 하는 게 일종의 한 골이라고 생각한다. 허투루 하지 않고 또박또박 해내고 싶다.
 
일기를 써온 게 큰 도움이 된다. 슬럼프가 처음이 아닐 거잖나. 이미 제가 무찔렀던 감정임을 깨닫는 데에 일기가 큰 역할을 한다. 이것 봐. 그때 더 힘들었네! 근데 이겨냈네! 내가 이미 극복한 전례가 있어! 이런 생각이 큰 도움이 된다. 연습생 때 쓴 일기를 다 모아두고 있고, 습관적으로 뒤져본다."

 
 영화 <드림>에서 열정 없는 외주제작사 피디 이소민을 연기한 아이유.
영화 <드림>에서 열정 없는 외주제작사 피디 이소민을 연기한 아이유.EDAM 엔터테인먼트
 

인터뷰 당일 동료 가수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아이유는 영화 홍보 인터뷰 기사 노출을 장례식 이후로 미뤄달라고 부탁했던 터였다.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나 남길 말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 타이밍에 그런 말을 하기 쉽지 않다"며 어렵게 말을 이었다.
 
"저도 일하면서 동료들이 어떤 부분에 힘들어하고 마음을 다치고 움츠러드는지 직접 보고 저도 느끼며 30대를 지나고 있다. 이런 말이 참 어렵긴 하지만,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갔으면 한다. 연예인이란 직업 자체가 그 사람과 분리되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일터에서 집으로 가면 그 직함으로 살진 않을 텐데 연예인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순간이 항상 일하는 순간 같거든.
 
그래서 더더욱 일과 분리가 필요하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일한 친구들이 그 분리가 어렵고, 마음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스스로를 내려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행히도 전 어렸을 때부터 분리가 잘 되는 편이었다.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 일하고 저의 시간을 갖는 게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됐다. 아플 때 아프다고, 힘들 때 힘들다고 얘기하는 걸 잘해야 하는 것 같다. 사람이 느끼고 표현하면서 살아야지. 물론 직업의식도 중요하지만 숨이 찰 정도로 직업인으로만 자신을 몰아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으로서 느껴야 하는 감정을 그때그때 잘 느꼈으면 한다."
   
아이유 드림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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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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