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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20점차 중국 완파... 조 3위로 WBC 마감

[2023 WBC] 백업 멤버 대활약... 탄력적인 선수 기용 하지 못한 점이 더 아쉬워

23.03.13 21:55최종업데이트23.03.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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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중국의 경기. 4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한국 박건우가 만루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조용히 기쁨을 나누고 있다.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중국의 경기. 4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한국 박건우가 만루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조용히 기쁨을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유종의 미'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크지만, 최종전에서는 대표팀이 원했던 경기력이 나왔다. 콜드게임 승리로 중국전을 마쳤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3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최종전에서 중국을 22-2(5회 콜드게임)로 꺾었다. WBC 대회 창설 이후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종전 2006년 일본, 2023년 캐나다 18득점)이다.

중국을 손쉽게 제압하며 조 3위로 대회를 끝낸 대표팀의 최종 성적은 2승 2패다. 2라운드 진출 기회가 주어지는 2위 내에 들지 못했으나 2026년(6회) 대회에서도 예선 없이 본선부터 치를 수 있게 된 점이 위안거리다. 각 조에서 3, 4위를 차지한 팀들은 본선에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조 최하위(5위) 팀들은 예선을 거쳐야 한다.

너무 늦게 터진 타선, 5회에 경기 끝냈다

원태인을 선발투수로 내세운 한국은 박해민(1루수)-김혜성(2루수)-이정후(중견수)-김하성(3루수)-강백호(지명타자)-박건우(우익수)-오지환(유격수)-이지영(포수)-최지훈(좌익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직전 경기까지 선발로 출전했던 토미 현수 에드먼, 김현수, 양의지, 박병호 등 주전 야수들이 대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대신 박해민, 김혜성, 오지환, 이지영 등 백업 멤버들이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한국은 1회초 이정후,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로 먼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1회말 2사 만루서 선발 원태인이 차오제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 곧바로 중국이 균형을 맞췄다. 중국의 빠른 반격에 순간 도쿄돔이 술렁이기도 했다.

그러나 2회초 김혜성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리드를 되찾은 이후 상대의 폭투로 한 점을 추가, 중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3회초에는 상대 보크를 시작으로 대거 8점을 뽑아내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았다. 4회초에도 6득점으로 2이닝 연속 빅이닝을 만들었다.

5회초에는 전날 체코전에서 홈런 두 방을 날렸던 김하성이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한국이 20점 고지를 밟는 순간이었다. 이미 콜드게임 성립 요건(5회 15점 차 이상, 7회 10점 차 이상)을 갖췄던 한국은 경기종료에 한 걸음 다가섰다. 결국 원태인(1이닝)-소형준(3이닝)에 이어 올라온 세 번째 투수 구창모가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지며 콜드게임을 확정했다.

탄력적인 선수 기용, 진작 이렇게 했다면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중국의 경기. 5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한국 김하성이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2023.3.13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중국의 경기. 5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한국 김하성이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2023.3.13연합뉴스
 
중장거리 타구를 날릴 수 있는 타자들 대신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선발로 출전하면서 대표팀의 색깔이 확 달라진 경기였다. 박해민, 최지훈이 기습번트로 1루를 밟은 장면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대회 시작 전부터 에드먼-김하성 테이블세터를 고집했던 이강철 감독의 판단도 결과적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날 박해민-김혜성 테이블세터의 기록은 6타수 4안타 3볼넷 3타점 6득점, 밥상을 차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김하성 대신 선발 유격수로 나선 오지환도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고, 주전 포수로 출전한 이지영도 3안타 경기를 펼쳤다. 최지훈 역시 2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 4득점으로 이강철 감독의 기대에 확실하게 부응했다.

원래 이번 대표팀의 팀 컬러는 상대를 흔드는 야구였다. 홈런으로도 점수를 뽑을 수 있는 타자 못지않게 투수들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드는 타자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호주전, 일본전, 체코전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가 되어서야 장점이 나타났다.

대회에 맞춰서 모든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면, 결국 단기전에서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활용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다양한 선수 기용을 하지 못한 것은 사령탑의 책임이다. 이강철 감독이 이날 경기서 크게 이기고도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한편, 1라운드 일정을 모두 소화한 대표팀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다. '해외파' 김하성과 에드먼은 귀국하지 않고 바로 미국으로 가서 새 시즌 준비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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