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박혜진이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우리은행은 시리즈를 의외로 간단히 끝낼 수도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2012 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기록한 '레알 신한'은 우리은행에 의해 왕조에서 물러난 후 전성기가 빠르게 저물었다. 하지만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또 한 번의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은 7연패에 실패한 후에도 여전히 WKBL의 강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2018-2019 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최근 5시즌 동안 단 한 번도 7할 미만의 승룰로 떨어진 시즌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10년 넘게 여자농구의 강호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최근 5시즌 동안 한 번도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1위를 달리던 2019-2020 시즌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시즌이 조기 종료됐고 2018-2019 시즌과 2020-2021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한 수 아래로 여기던 삼성생명에게 덜미를 잡혔다. 지난 시즌에는 챔프전에 올랐지만 박지수가 이끄는 KB스타즈에게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우승을 놓쳤다.
이에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6시즌 만의 챔프전 우승을 위해 FA시장에서 '만능 포워드' 김단비를 영입했다. 그리고 김단비는 이적 첫 시즌부터 우리은행이 기대했던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생애 첫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우리은행이 박혜진, 최이샘 등 주축선수들의 부상에도 WKBL 역대 최고승률(.943)을 기록했던 2016-2017시즌 이후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승률(.833)을 기록한 것은 새 에이스로 도약한 김단비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완벽에 가까운 정규리그를 보낸 우리은행이 통산 11번째 챔프전 우승을 향해 순항하기 위해서는 이번 시즌 발바닥 부상으로 고전하며 12.77득점 6.2리바운드 3.8어시스트로 부진(?)했던 박혜진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리그에서 가장 먼 슛 거리와 뛰어난 경기운영능력,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박혜진이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으로 김단비와 콤비가 된다면 봄 농구에서도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에게 3연승을 거뒀던 '디펜딩 챔피언' KB가 팀의 기둥 박지수의 부상으로 인해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내지 못하고 탈락했다. 우리은행으로서는 챔프전 우승컵을 탈환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는 뜻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신한은행의 도전이 만만치 않겠지만 우리은행의 시선은 이미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가 아닌 6시즌 만에 우승에 도전할 챔프전으로 향해 있다.
마음 비운 도전자, 이변 일으킬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