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번의 구타포스터
백두대간
롱테이크는 컷 없이 화면을 오래 찍는 기법을 말한다. 보는 이의 사고 속도보다 빠르게 화면을 잘라 이어붙이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오늘의 편집에선 잘 쓰이지 않으나, 이따금씩 롱테이크를 활용한 명작이 탄생할 때도 있다.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버드맨>이나 촬영상을 받은 <1917> 같은 영화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롱테이크 기법을 멋스럽게 활용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 것으로 명성이 높다.
한국에서도 <올드보이>나 <살인의 추억> 같은 작품이 롱테이크를 통해 특정 장면을 돋보이게 연출하여 세계적인 호평을 받기도 했다. 짧은 호흡의 편집이 각광받는 시기, 도리어 롱테이크가 강렬함을 부여하기도 하는 것이다.
영화를 애정하는 이들에겐 누구나 저마다 손꼽는 롱테이크신이 있다. 롱테이크를 활용하는 연출자 역시 그 장면에 힘을 집중하게 마련이니, 유독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롱테이크신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나 역시 몇 편의 영화를 꼽을 수가 있을 것인데, 그중 한 편이 바로 <400번의 구타>의 엔딩 시퀀스라 하겠다.
<400번의 구타>는 <네 멋대로 해라>와 함께 누벨바그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고전이다. 누벨바그는 1950년대 정체돼 있던 프랑스 영화계에 인 새로운 물결을 말한다. 기성세대의 관습적 영화제작에 저항하며 나타난 이 흐름은 당시 20대이던 젊은 층이 주도했다. 그 중심에 프랑수아 트뤼포와 장 뤽 고다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