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박지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남자 랭킹 1위의 이유를 증명한 박지원
남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은 말 그대로 '경이로운' 레이스였다. 3레인에서 출발한 박지원의 초반 위치는 4위였고, 레이스 중반까지는 앞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차분하게 달리다가 속도를 낸 것은 3바퀴를 남긴 시점이었다.
아웃코스를 크게 돌며 상대의 빈 틈을 노린 박지원은 2바퀴를 남기고 속도를 올렸다. 집요하게 아웃코스를 공략하더니 파스칼 디옹(캐나다) 등 무려 3명의 선수를 따돌리며 1위로 올라섰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박지원은 금메달 획득을 확정하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기록은 1분 25초 359였다.
이미 남자부 종합 랭킹 1위를 확정한 박지원은 100점을 추가, 최종 1068점으로 2위 홍경환(고양시청, 674점)과 큰 차이를 보였다. 덕분에 올해부터 ISU 월드컵 개인전 랭킹 1위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탈 글로브'까지 품에 안았다.
대회의 마지막 순서였던 남자계주 5000m 결승에도 출전한 박지원은 김태성(단국대), 임용진(고양시청), 이동현(의정부광동고)과 호흡을 맞췄다. 경기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줄곧 유지한 한국은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주자 박지원이 린샤오쥔(중국, 한국명 임효준)의 매서운 추격을 뿌리치고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 6분 47초 048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11일 1500m 결승전을 치른 이후 ISU와 인터뷰를 진행한 박지원은 "금메달을 딸 때마다 매우 기쁘다. 내가 최고의 스케이터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6차 대회에서) 이를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이 흐름을 3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유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월드컵 시리즈 종료... 이제는 세계선수권이다
한편 임용진과 김길리(성남시청)도 개인전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4레인에 배정된 임용진(40초 851)은 스타트가 늦어 뒤쪽에 있었지만, 경기 후반 연이어 인코스 공략에 성공하며 은메달을 얻었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린샤오쥔(중국 40초 693)은 월드컵 2개 대회 연속 500m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1000m 결승에 나선 김길리는 레이스 중반까지 하위권에 머무르다가 2바퀴를 남기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웃코스를 활용해 3위까지 올라왔고, 마지막 반 바퀴를 남기고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의 빈 틈을 파고 들어 인코스 추월에 성공해 2위로 경기를 끝냈다. 선두 코트니 사로(캐나다)에 막혀 은메달에 만족하긴 했어도 '여자 랭킹 1위' 스휠팅에 밀리지 않은 만큼 자신감을 얻었다.
최민정(성남시청)이 컨디션 문제로 월드컵 5차 대회 이후 귀국했고, 여자계주와 혼성계주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등 다른 대회보다 상황이 좋지 못했다. 그럼에도 쇼트트랙 대표팀은 마지막 대회까지 최선을 다했다. 대표팀의 월드컵 시리즈 최종 성적은 금메달 22개, 은메달 20개, 동메달 18개로 참가국 중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냈다.
잠시 숨을 고르는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음 달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릴 ISU 세계선수권대회를 바라본다. 국내서 개최되는 대회인 만큼 대표팀의 각오가 남다르다. 남은 기간 동안 선수들이 컨디션을 관리하면서 단점을 메우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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