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프라임>의 한 장면.
EBS
다큐의 프리젠터로 등장한 안현모씨 역시 결혼은 했지만, 아직 아이를 낳지는 않았다. 출산 경계선의 나이에서 배아를 냉동해 놓았지만, 그녀는 아직 출산을 '선택'하지 않았다. 49세의 백지선씨는 2006년 개정된 입양법에 의거 두 딸을 입양했다.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릴 수 있다면 모르는 아이들과도 함께 가족을 만들어 살 수 있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결혼 성공률보다 입양 성공률이 더 높은 게 현실이다. 아빠는 필요없다는 두 딸, 그녀의 보물단지들이다.
다양한 출연진들처럼 이제 MZ 세대들에게는 결혼을 하거나, 가정을 꾸리거나, 출산을 하는 건 그저 선택할 수 있는 삶의 형태들일 뿐이다.
개인주의와 소비 지상주의의 고도 자본주의 사회, 안 낳거나 적게 낳는 흐름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분석도 등장한다. 전근대 사회가 '아이'가 자산의 가치로써 의미가 있었다면, 이제 더는 아이를 낳아, 그 자녀에게 노후를 기댈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사회, 그리고 복지 제도로 인해 아이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서 저출산은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조엘 코엘 교수는 타인이나 부모의 말이나 관습에 따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던 통과의례로서의 결혼이나 출산을 넘어, 스스로 결정에 따라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는 MZ 세대의 삶이 '엄청난 성공'이라고 진단한다. 스스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을 당연한 삶의 과정으로 여겨온 기성 세대와는 다르게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하는 것이다. 즉, 왜 결혼을 안 해? 왜 아이를 안 낳니?라는 질문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MZ 세대들의 삶을 보아야 한다고 다큐는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