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PD수첩 >의 한 장면.
MBC
- 김씨는 씀씀이가 컸나 봐요?
"이건 제보자 말에 따르면 1년에 8억 가까이 써서 신세계 백화점의 VIP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가 통장 내역을 봤을 때 신세계 백화점 어디 명품관 그리고 명품 브랜드에서 쇼핑한 금액들이 상당했어요. 진짜 한 달에 거의 한 8000씩은 쓰는 것 같더라고요. 대단하다 그리고 하루에도 몇천만 원씩 긁던데요. 다 그걸 신용카드가 아니고 체크카드로 하더라고요."
- 김씨가 부동산에서 일한 거 같은데.
"맞아요. 2019년 방송에 저희가 지목했던 부동산이 있어요. 거기에서 여러 명을 다루기도 하고 했는데 그중에 방송에도 나온 사람이 한 부동산과 계속해서 거래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동산이 컨설팅 역할을 해준 거예요. 이 부동산에서 김씨가 중개 보조인으로 일을 했었다는 증언이 있었고 실제 자기 블로그에도 그렇게 언급이 되어 있고요. 그래서 이게 참 묘하게 연결되어 있죠."
- 김씨 수입은 명의비 명목의 수수료인가요?
"그건 당연한 것 같고요. 근데 그게 주목적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집값이 오를 거라고 맹신했던 사람인 것 같아요. 전세금 2년만 버티면 5%를 올려받을 수 있잖아요. 5%에 해당하는 돈을 노렸던 것 같아요. 또 방송 나온 명의비라는 명목으로 받는 수수료도 있고요. 지금은 하락장이라서 안 그렇지만 2019년도 처음에 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빌라값 자체가 올라갔을 거예요. 그 시세 차익도 있을 수 있고."
- 명의비 명목의 수수료는 뭔가요?
"건축주가 자기가 건물을 지었잖아요. 근데 이걸 누군가한테 팔아야 돈이 되잖아요. 이걸 팔려고 하는데 아무도 안 사 가는 거예요. 그러니 꾀를 내서 전세 세입자를 들인 거죠. 근데 전세 세입자를 들여도 이걸 판 건 아니잖아요. 아무도 안 사는데 김씨가 나타나서 '제가 살게요. 근데 아무도 안 사니까 내가 공짜로 받을 수 없고 나한테 명의비 혹은 수수료 명목으로 한 200만 원만 주세요'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건축주는 이 건물 짓는 비용을 빨리 뽑아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김씨한테 200만 원 웃돈 주고 팔아버리는 거죠."
- 건축주가 김씨에게 판 거면 김씨가 건축주에게 돈 줘야 하지 않나요?
"그게 맞는 건데 이거는 건축주가 이 물건 아무도 안 사니까 제발 사달라면서 200만 원을 건네주고 파는 거죠. 김씨는 자기의 명의를 빌려주고 200만 원을 얻는 구조였던 것 같아요."
- 그러나 세입자에게는 자기 돈 없으니 배 째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나쁜 사람이죠. 이건 설명이 필요 없네요. 애초에 그걸 갚을 의지도 없던 사람이고 만약에 자기가 집이 수천 채가 있으니까 이 사람이 들어가고 나올 때 분명히 그 돈 지급을 해줘야고 새로운 세입자 찾아야 되는데 그 중간에 공백이 싫은 거죠. 그러니까 '나 돈 없으니까 너 다른 세입자 찾을 때까지 나가지 마'라는 거고요. 이 사람은 그럼 다른 세입자 계속 찾으러 다녀야 되는 거죠. 근데 그게 아까 처음에 설명드린 대로 빌라값이 계속 올랐다면 그 값이 똑같이 형성돼 있어서 다른 세입자를 찾는 게 어렵지 않았을 거예요. 근데 부동산 하락세가 오니까 아무도 그 비싼 값에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 거예요."
- 세금은 안 냈나 봐요?
"맞아요. 그러니까 한 가지 의문은 종부세가 이렇게 많이 나올 거를 예상을 못 했을까와 왜 이렇게 앞뒤 안 가리고 했지 싶은 거예요. 그러니까 브레이크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정부에서 김씨가 세금 안 냈으니까 '이 집을 담보로 압류할 거야'라고 압류 걸어놓잖아요. 그러면 김씨는 이걸 가지고 여기에 살고 있는 세입자가 불안해하니까 '너 불안하지, 네가 내 돈 대신 갚아'라고 하면 세입자는 얼마냐고 물어요. 김씨는 '한 1천몇백만 원 나왔는데 내가 그 와중에 또 수수료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2천만 원 입금해'라고 하죠. 이 집을 압류 풀어주는 일종의 자기 권력으로 활용하더라고요."
- 주택 도시보증 공사(HUG)가 전혀 역할 못 할뿐더러 전세 사기 도구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있나 봅니다.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1억짜리 집인데 전셋값이 1억 혹은 9000만 원이면 집값 대비 전셋값이 상식적으로 너무 비싼 거잖아요. 그러면 세입자들이 안 들어가야 되는데 들어간단 말이죠. 이 사람들이 바보인가 하면 그게 아니고 HUG에서 보증 보험 해 주기 때문에 세입자들도 '그러면 혹시나 내가 사기를 당해도 정부에서 이걸 갚아준다니까 괜찮겠지'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걱정을 덜고 들어가게 된 셈인 거예요. 근데 제가 전세 보증 반환의 어떤 역설이라고 타이틀을 붙였었는데 역설적으로 사기꾼들은 이 안전한 심리를 활용한 거죠."
- 피해자들 만나보셨는데 어떠셨어요?
"너무 안타깝고 절망적이죠. 그리고 김씨 개인도 문제지만 사실은 이제 지금쯤 와서는 정부에게 많이 화가 나 있는 것 같았어요. 정부에서 좀 빨리 이런 거를 해결해 줬으면 하는 소망들을 갖고 계십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앞으로 더 이런 일들이 잦아질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 내내 그리고 내년까지도 이런 버블들이 계속 꺼질 것 같아요. 그게 1차적으로 당한 그 피해자들도 너무 염려되고 이런 걸로 인해서 사회 전반적인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까 심히 염려됩니다. 그래서 저희 < PD수첩 > 팀은 그런 걸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 취재할 때 어려운 게 있을까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어느 정도에 맞춰야 될지 고민이 됐어요. 저희가 3년 전에 이 전세 사기의 구조를 다 얘기했었거든요. 근데 우리 기자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이 구조가 복잡하다 보니까 이런 걸 얼마나 친절히 설명해야 될지 난이도 정하는 데 있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 취재했는데 방송에 못 담은 게 있을까요?
"보증보험이 일부만 보증보험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억짜리 집이면 1억짜리 보증을 HUG에서 해줘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만난 케이스 중에 40%만 보증이 돼 있어요. 60%는 보증이 안 돼요. 이런 상황이라서 40%는 싸움을 통해서 HUG한테 돌려받고 60%는 또 경매를 통해서 돌려받아야 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 가운데 낀 사람들의 사연이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그걸 소개해 드리고 싶었는데 방송에는 담아내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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