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SBS
<천원짜리 변호사>는 변호사 소재 각종 드라마가 범람하는 요즘 남다른 내용으로 방송 중반 무렵까지만 해도 절대적인 지지를 등에 업었다. 하지만 이후 작품을 둘러싸고 주1회 방영 + 회차 축소 + 각종 갈등설 등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움직임들이 가시화됨과 동시에 이야기의 틀은 완전히 흔들리고 말았다.
드라마에 담겨져야할 중요 내용이 마치 누락이라도 된 것 마냥 알맹이 없는 막판 전개는 결과적으론 실망감으로 찾아왔다. 다뤄야 할 이야기를 죄다 빼놓고 무작정 나아가는 건 속도감 있는 전개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어느 시청자는 "유튜브 드라마 요약본도 이 정도로 무성의 하진 않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예정된 회차 축소는 결과적으로 천 변호사 이외의 캐릭터를 무색 무취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단독 포스터까지 제작될 만큼 큰 비중을 지닐 것으로 기대되던 서민혁은 단순한 개그 캐릭터 수준에 머물렀고 뭔가 있을 것 같았던 백현무 변호사(이덕화 분) 역시 단순히 분량 메우기 수준으로만 활용될 뿐이었다.
악당이 주인공을 앞에 두고 단번에 해치울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자신의 범죄 행각을 본인 입으로 술술 내뱉는 내용은 그저 흔한 액션물의 재탕에 머물 따름이었다. 드라마 초반의 신선한 짜임새와는 180도 어긋난 내용이 12회에 담기다보니 보는 순간 절로 탄식을 하게 만들 뿐이었다. 특히 총 맞고 물에 빠진 천지훈의 모습은 마치 <본 얼티메이텀> 속 제이슨 본의 엔딩 장면을 떠올리게 만들며 실소를 자아내기에 이른다.
작품을 둘러싼 각종 논란의 진실이 무엇인지 우리들로선 전혀 알 수 없다. 한가지 확실한 건 <천원짜리 변호사>의 막판 흔들림은 용두사미 엔딩 이상의 배신감을 안겨줬다는 점이다. 남궁민을 비롯해 멋진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 및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가 아니었다는 점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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