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SBS
약자들을 위한 통쾌한 일격, 살인 사건을 둘러싼 추리물, 정치 스릴러, 그리고 복수극이 단 한 편의 드라마에 녹아들면서 그동안 <천원짜리 변호사>는 하나의 장르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켜왔다. 그런데 이번 11회는 굳이 넣을 필요가 없어 보이는 불필요한 내용 위주로 흘러가면서 실망을 안겨줬다.
악인에 대해 똑같이 처절한 복수를 단행하려다 한 발 물러서는 대목까지는 그런대로 공감을 할 수 있던 부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제 잡아 넣을 방법만 마련하면 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종적마저 감추는 천 변호사의 행동에 보는 입장에선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 뒤에 그려진 무료 변론과 복귀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굳이 보지 않아도 될 만큼 시간 낭비에 가까운 구성이었다. 아무리 도깨비 마냥 이후 예측불허의 행동을 벌이는 천지훈이라고 해도 이러한 식의 태도로 인물을 꾸미는 건 시청자 입장에선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구구절절한 천지훈의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말은 마치 시청자들을 향한 제작진 혹은 방송사의 궁색한 변명처럼 비춰졌다. 뭔가 중요한 흑막이 도사리는 것 같은 각종 떡밥도 지난 1~10회 사이 뿌려놓았지만 제대로 회수가 되지 못하면서 남은 한 회분만으로 잘 정리가 될지 의구심까지 야기한다. 이번 11회는 마치 승리를 눈 앞에 둔 야구팀이 마치 9회 큰 실수로 역전의 빌미를 허용하는 것 같은 실수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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