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식이 끝난 3일 밤, 다시 출판사 주관 사인회 참석을 위해 사복 차림으로 등장한 박용택 해설위원이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유준상
모두가 즐거워했던 순간, 기억에 남을 은퇴식 만들었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지는 2년이 다 돼 가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지난해 은퇴식이 열리지 못했다. 올해 역시 코로나19의 여파가 시즌 초반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전반기가 다 끝날 때 즈음이 돼서야 많은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을 수 있었다.
은퇴식과 영구결번식, '엘롯라시코'까지 볼거리가 풍성했던 3일 잠실야구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야구장을 방문한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오후 12시 30분부터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박용택 해설위원의 사인회에 참가하고 싶은 팬들의 행렬로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현역 시절 수많은 별명을 보유했던 그답게 이날 LG 선수단 전원은 박용택 해설위원의 별명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했다. '휘문택', '사직택', '눈물택' 등 정말 다양한 별명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용택 해설위원이 가장 좋아하는 별명인 '팬덕택'을 달고 뛴 주전 포수 유강남은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 멀티히트 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개시를 앞두고 은퇴식 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은퇴식 특별엔트리 제도로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박용택은 원래 그 자리에 들어가는 김현수와 교체되면서 2만 명 넘는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저작권 문제로 한동안 울려퍼지지 못했던 그의 등장곡과 응원가는 이날 분위기를 더 뜨겁게 달구었다.
팀이 4-1로 승리를 거둔 이후 열린 영구결번식도 '박용택다운' 시간이었다. 일반적으로 준비해온 대본을 읽는 고별사가 아닌, 마이크를 잡고 대본 없이 긴 시간 동안 말을 이어갔다. 특유의 재치를 발휘하던 그였지만, 아내 이야기를 하던 중 끝내 꾹꾹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팬들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영구결번식이 끝나고도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팬들과 인사를 나눈 박용택 해설위원은 다시 출판사가 준비한 장소로 이동해 '또' 사인회를 열었다.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여기저기서 모기가 날아다녔지만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마지막 순간까지 팬들과 함께하려고 했던 진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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