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KBS
- 지난 5월 27일 방송된 KBS 1TV <시사 직격> '지방선거 D-5, 지방선거에는 지방이 없다' 편 공동 연출하셨잖아요.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촬영 시작할 때만 해도 선거 날이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선거가 벌써 끝이 났네요. 우리 방송이 선거 과정에서 누군가에게는 유의미한 방송이었기를 바라고요. 이걸 보신 시청자들이 더 깊은 고민을 가지고 투표하시는 데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 지방선거 문제점을 다루는 거였잖아요. 어떻게 이걸 하게 됐나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언론이든 아니면 정치권이든 검수완박이나 인사 문제로 시끄럽고 사실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주목도가 되게 떨어진 상황이었거든요. 아무리 그래도 4년 동안 일할 지방의 일꾼 뽑는 건데 다들 왜 무관심한 건지 고민하다가 선배님도 이 아이템을 생각하게 되신 것 같아요."
- PD님은 지방선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뽑는 선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사실 내 지역만 생각하고 다른 지역의 문제들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전국의 다양한 지역을 취재하면서 전국적으로 지방선거에 대해 이런 점이 미흡하고 이런 점이 아쉽고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큰 그림이 생긴 것 같아요."
- 처음 취재는 뭐부터 하셨어요?
"아무래도 저희가 인구 소멸 지역에 관한 취재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지방선거는 계속 다가오고 있고 요즘 들어서 국내 인구 소멸 문제가 아주 심각한 상황인데 과연 지역에서는 지방선거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고 지역의 정치인들은 이 현안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던 것 같아요."
- 경북 군위의 인구 감소 문제로 시작했잖아요. 처음 군위 갈 때 생각과 달라졌을 것 같아요. 군위에서 쓰러진 할머니 때문에 이야기 전개가 된 거라서요.
"계획이 달라진 건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촬영 가기 전에도 군위의 인구 소멸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다 알고 갔었거든요. 왜냐하면 군위의 인구소멸 문제에 대해서는 기사도 많이 났었고 기사에서 이미 의료시설이 없다는 문제점을 다 확인하고 갔었기 때문에 사실 생각하고 달라진 건 아니었어요. 그러나 기사로 볼 때와 군위 가서 현실을 맞닥뜨리는 건 많은 차이가 있더라고요."
- 어떤 차이가 있나요?
"그냥 의료시설이 없다고 들었을 때는 문제겠다는 생각이 단편적으로만 드는데 그 당시 어머님 쓰러지셨을 때 119가 오기를 기다릴 때는 진짜 피가 마르더라고요. 지금 당장 어떻게 되실지 모르겠어서 빨리 구급차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사실 대도시 같은 경우 10분 이내에 구급 차량에 도착했을 텐데 20분이 넘어도 구급차가 오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구급 차량을 기다리면서 인구 소멸로 이어지는 이 문제가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인지 피부로 느껴지더라고요."
- 군위 지역 공항 이야기도 나오는데 공항이 생기면 인구 감소가 더 빨라지지 않을까요?
"이거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더라고요. 공항이 들어옴으로써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할 것이고 또 여러 가지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젊은 층들도 많이 들어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오히려 공항 때문에 이동하기가 좋아지면서 군위에서 살던 사람조차 다른 곳으로 이주해서 오히려 인구 유출이 빨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죠. 저는 시민분들이 하셨던 얘기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나갈 사람은 다 나갔다. 이제 더 이상은 나갈 사람이 없다'라는 거예요. 그 정도로 청년 및 인구 유출 문제가 심각하더라고요."
- PD님 보시기엔 어때요? 나갈 사람은 다 나간 건가요?
"사실은 지나가면서 청년층을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기는 했어요. 그나마 군위 군내에서는 어느 정도 저희가 청년층분들을 지나가다가 만나고 여러 의견을 여쭤볼 수가 있었는데 공항이 들어서는 마을이라든가 농촌 안쪽으로 들어가니까 아예 청년층이 없다시피 하더라고요."
- 경기 지사 선거는 물론 대부분 선거에서 중앙정부 견제론이냐 아니면 정부에 힘을 실어주느냐의 문제만 있지 지역 문제가 선거 어젠다가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이게 맞는지 의문인데.
"저희도 취재하러 다니면서 많이 고민했고 또 안타까웠던 부분인데요. 중앙 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지만 그래도 지역 문제가 우선순위가 돼야할 텐데 아쉽게도 정치인들 혹은 지역민분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잘 고려 못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이 특히 대선을 치른 지 85일 만에 치르는 선거라서 더더욱 특수한 경우였다고 해요."
- 지역 문제가 주요 어젠다로 된 곳이 있나요?
"공약으로 보자면 지역 어젠다도 나온 곳이 많았어요. 군위 같은 경우에도 대구 편입이나 공항 이전 같은 이야기를 많이 다뤘고 경기도 같은 경우에도 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라든지 아니면 교통망 때문에 GTX 관련 문제라든지 지역 현안 문제들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지역 현안들이 결국 궁극적으로 다시 또 정치 이슈로 흘러가서 그런 게 아쉬웠죠."
- 왜 그럴까요?
"저희가 이번에 촬영하면서 전문가분들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 지방자치에 대한 개념 확립부터 잘 안 되어 있는 상황이라서 중앙 정치와 결부를 많이 시키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셨어요."
"공천, 더 투명하고 후보자 검증 철저해져야"
- 공천 문제를 짚으셨는데. 공천 문제는 선거 때면 나오는 거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선거 때마다 이렇게 이슈가 됐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더 문제인 것 같아요. 저희 스튜디오 멘트에도 나왔지만, 대한민국 정치사의 고질병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작품들로 유권자들이 선거 시즌마다 부딪혀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런 공천 문제 같은 경우 정당 측에서 많이 각성하고 정당 개혁을 좀 이루어야 할 것 같은데 과연 이번 지방선거 통해서 정당 개혁의 필요성을 잘 느끼셨을지 모르겠네요."
- 정당 공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당 공천에 대해서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점들에 대해서는 저도 진짜 공감합니다. 그래서 공천 절차가 더 투명해져야 하고 후보자 검증 과정도 더 철저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또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또 정당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요. 저는 어찌 됐건 간에 정당이 먼저 앞장서서 인재의 풀도 좀 확장하고 혹은 이런 공천을 해야 한다면 잡음 없이 투명하게 이 과정들을 모두 좀 지켜나가는 그런 신뢰가 되는 모습을 좀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정당 공천제 폐지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혹시 청년이나 여성 소수자분들의 정치 진출이 어려워질 거라는 점에서 공천제 폐지는 조금 문제점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이 509명이잖아요. 단독 출마이기 때문이죠. 그럼 찬반 투표라도 해서 주민 의견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거 진짜 무투표 당선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걸로 알아요. 최저 득표율 규정을 두자거나 아니면 찬반 투표제를 하자거나 혹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통해서 투표 당선을 막아보자는 의견도 있고요. 저도 무투표 당선 이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물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편인데 근데 애초에 중대 선거구제 도입을 통해서 다양한 후보들이 등장할 수 있게 하면 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어요."
- 다른 후보자가 없으니 무투표 당선되는 거 아닌가요? 그럼 중대 선거구제 해도 후보자가 없으면 소용없을 것 같은데.
"후보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진짜로 나올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이 지역의 당색이 뚜렷하기 때문에 정당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문제가 크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중대 선거구제를 도입한다면 이런 문제가 조금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죠."
- 기초의회는 중대선거구제예요. 근데 한 정당이 여러 명 후보를 공천하는 게 맞을지 의문이에요.
"근데 이 복수 공천에 대해서는 정당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거든요. 여러 명의 후보를 낼 경우에 이 당에 대한 지지도 역시 여러 후보로 나뉘기 때문에 다른 당의 후보를 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을 하기도 하고 복수 공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헌법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얘기하기도 해요."
-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은 아마 대부분 누군지 모르고 투표할 거 같거든요. 이에 대한 언론의 책임은 없을까요?
"이게 되게 안타깝기도 하고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도 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광역의원 기초의원까지 하다 보면 사실 몇백 몇천 명이 되다 보니 이게 언론에서 다룰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 같은 경우에는 관심이 쏠리는 쪽에만 방송이 모이다 보니까 확실히 광역 단체장 혹은 논란이 되는 지역 쪽으로만 방송이 편향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역시 이번 취재를 하면서 더더욱이 언론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걸 느꼈고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해도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또 한 번 느꼈습니다."
- 교육감 선거는 아예 안 나오는 것 같은데.
"저희도 물론 교육감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다룰 내용도 많다 보니 아무래도 저희가 선택적으로 취재할 수 있는 부분만 다뤄서 냈어요."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사실 저 역시도 지방선거에 대해서 잘 알고 엄청 관심이 있는 유권자는 아니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지방선거 관련 아이템을 취재하면서 한 표에 대한 책임감을 무겁게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 또한 유권자로서 공약을 세세히 잘 살펴보고 이 지역을 위해서 일한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 방송하는 PD로서 지방선거와 관련된 취재하면서 느낀 문제점들이 너무 많은데 지금 당장 단기간에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어서 꾸준히 관심 가지고 이런 문제들이 시청자들한테 알려질 수 있게 제가 많이 공부하고 취재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취재할 때 어려운 점이 뭐였어요?
"취재할 때 어려운 점은 그 지역의 이야기를 제대로 파악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가 기사로 공부하고 갔지만 현장에 가서의 이야기는 단순히 기사와 다를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지역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사실 아쉬운 점은 항상 있겠죠. 워낙에 지방선거 같은 경우는 지역구도 많고 후보들도 많고 저희가 다뤄야 될 이야기도 많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 더 깊게 이야기를 다루지 못하는 점이 좀 많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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