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개봉한 제작비 700만 달러의 <주노>는 무려 제작비의 32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미로비젼
성 정체성을 찾아간 할리우드의 국민 여동생
1987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페이지는 캐나다에서 아역배우로 활동하다가 2005년 스릴러 영화 <하드 캔디>에서 소아 성도착증 살인범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는 주인공 소녀를 연기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는 벽을 뚫고 다니는 능력을 가진 키티 프라이드를 연기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페이지를 할리우드의 '국민 여동생'으로 만들어준 작품은 <하드 캔디>도 <엑스맨>도 아니었다.
페이지는 2007년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의 영화 <주노>에서 16세의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되는 소녀 주노 맥거프를 연기했다. 단 700만 달러의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주노>는 세계적으로 2억 31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당시 실제 나이로 스무 살을 갓 넘겼던 페이지는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할리우드의 '국민 여동생'으로 떠올랐다.
<주노> 이후 <아메리칸 크라임> <스마크 피플> <위핏>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한 페이지는 2010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에서 꿈 속의 세계를 설계하는 건축학 대학원생 아리아드네를 연기했다. 페이지는 <인셉션>에서 마리옹 코티야르라는 프랑스 출신 배우와 함께 출연했는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3년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라비 앙 로즈>와 <주노>를 통해 여우주연상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사이였다.
2011년 우디 앨런 감독의 <투 로마 위드 러브>에 출연한 페이지는 2014년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통해 8년 만에 키티 프라이드로 컴백했다. 페이지는 액션과 멜로, 드라마, 코미디뿐 아니라 의외로 스릴러나 공포 영화에도 종종 출연해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로 유명하다. 2019년 넷플릭스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에 출연한 페이지는 2020년 시즌2에 이어 오는 6월에 방송되는 시즌3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사실 페이지는 평범하고 심플한 커리어를 가진 배우가 아니다. 페이지는 무난한 배우생활을 이어가던 지난 2014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권포럼 연설 도중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2018년에는 동성연인과 결혼했다가 작년 1월에 이혼했다. 페이지는 2020년 12월 SNS를 통해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하면서 이름을 엘리엇 페이지로 개명했다고 밝혔고 그렇게 '여성배우' 엘런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세계흥행 2억 달러 영화가 국내에선 7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