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 앤 데드>에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가 3명이나 출연한다.
콜럼비아트라이스타(주)
화려한 만큼 길지 못했던 샤론 스톤의 전성기
지금은 어느덧 60대 중반의 노장배우가 됐고 최신흥행작도 거의 없지만 1990년대 초·중반까지 샤론 스톤은 전 세계 남성팬들을 설레게 했던 최고의 섹시스타였다. 아일랜드계 미국인으로 모델로 활동하던 시기엔 프랑스판 보그의 표지모델로 나설 정도로 명성을 떨친 샤론 스톤은 배우로는 10년 가까이 제법 긴 무명 생활을 보냈다. 그녀의 최고 히트작 <원초적 본능>이 개봉했을 때 샤론 스톤의 나이는 이미 30대 중반을 넘겼을 정도.
1990년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함께 <토털리콜>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기 시작한 샤론 스톤은 1992년 <토탈리콜>의 폴 버호벤 감독이 만든 에로틱 스릴러 <원초적 본능>에 출연하며 하루 아침에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다. 49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원초적 본능>은 3억 52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국내에서도 서울에서만 97만 관객을 동원하는 폭발적인 흥행성적을 기록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벼락스타가 된 국내외의 많은 배우들이 그랬던 것처럼 샤론 스톤 역시 '다작의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게다가 샤론 스톤은 다소 늦은 나이에 스타가 됐기 때문에 밀려 들어오는 섭외요청을 거절하기가 더 힘들었을 것이다). 샤론 스톤은 <원초적 본능> 이후 2~4년 사이에 <슬리버> <스페셜리스트> <카지노> <디아볼릭> <스피어> 등 많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원초적 본능>의 절반에 미치는 흥행 성적을 기록한 작품조차 없었다.
샘 레이미 감독의 서부영화 <퀵 앤 데드> 역시 샤론 스톤이 한창 다작을 하던 1995년에 개봉한 영화다. <퀵 앤 데드>는 영화의 배경이나 규모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제작비(3200만 달러)가 투입됐지만 북미 1800만 달러라는 아쉬운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샤론 스톤은 2006년 자신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캐서린 트라멜을 소환해 14년 만에 <원초적 본능2>에 출연했지만 돌아온 것은 흥행참패와 골든라즈베리시상식 최악의 여우주연상 뿐이었다.
지난 2001년 뇌졸중을 앓은 샤론 스톤은 언어능력과 시력이 감퇴하고 왼쪽 다리의 감각이 상실되는 증상을 겪으면서 신문 편집장이었던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지고 아들에 대한 양육권마저 잃는 불행을 겪었다. 하지만 샤론 스톤은 수 년간의 노력으로 길고 지루한 재활과정을 견뎌냈고 지난 2018년에는 20세 연하의 남자친구와 약혼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샤론 스톤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영화에 얼굴을 비추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90년대 중반이기에 가능했던 초호화 캐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