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 <며느라기2...ing>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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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임신은 축복이다. 출산과 육아는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는 보람된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린의 주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육아와 관련한 고충들을 보라. 세상은, 아니 남성들은 이런 어려움을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당연시해왔다. 그 결과, 여성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야 했다. 가정에서 헌신이 강요됐고, 직장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했다.
프랑스는 '아빠 출산휴가'를 현행 14일에서 28일로 늘렸다. 아이가 태어난 첫 한 달의 육아를 부부가 함께 경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최근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중국도 서둘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광둥성은 출산 포상 휴가를 80일(중국의 법적 출산 휴가 98일을 더해 쉴 수 있다), 배우자 출산 휴가를 15일로 확대했다. 한국의 출산 전후 휴가는 90일이고, 배우자 출산휴가는 10일이다.
핀란드에서는 육아가 사회적 성취와 직장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미 2000년대 초반 '근로시간은행제(Time Bank)'를 도입했는데, 정해진 근무시간만 채우면 (육아를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회사에 양해를 구할 필요도 없다. 또, 부부가 합해서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데, 공평하게 6개월씩 육아휴직을 내고 아이를 돌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생각해보면 '슈퍼맘'은 될 수도 없을 뿐더러 되어서도 안 되고, 될 필요도 없다. 함께 가정을 꾸리기로 했다면 공평히 육아를 나눠서 분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일방에게 과도한 몫을 돌려서는 안 된다. 한국은 곧 대선을 앞두고 있다. 좀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다양한 논의들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대선에서 여성들이 지워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같은 당의 이준석 대표는 "최근에는 20대 여성이 그들만의 어젠다를 형성하는 데 뒤처지고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했다. 또, 그는 여성할당제를 공격하며 열을 올렸다. 현실을 보지 못한 왜곡된 시선이다. 정치권의 이런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여성들의 삶은, 사린이 느끼는 갑갑함처럼 더욱 수렁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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