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의 실제 고교시절 경험담을 바탕으로 만든 <바람>은 저예산 독립영화임에도 전국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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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경험담으로 대종상 신인상 차지한 정우
지난 2013년에 방송된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 역으로 배우 정우를 처음 접한 대중들은 정우가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늦깎이 신인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1981년생 정우는 <응답하라 1994> 출연 당시 이미 서른을 훌쩍 넘긴 제법 경력이 쌓인 배우였다.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할 당시엔 이미 2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필모그라피를 쌓아둔 상태였다.
부산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정우는 많은 명배우들을 배출한 서울예대 영화과를 졸업했지만 수 년간 조·단역을 전전하며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라이터를 켜라>의 차승원 부하, <품행제로>의 양아치,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동네짱, <그때 그사람들>의 경호원 등이 데뷔 초기 정우가 맡았던 배역들이다. 류승완 감독의 <짝패>에서 왕재(안길강 분)의 아역을 연기한 것이 그나마 정우가 맡았던 큰 역할이었다.
그렇게 긴 무명 생활을 보내던 정우는 2009년 자신의 고교생활 경험담을 토대로 만들어진 독립영화 <바람>에 출연했다. <바람>은 정우를 비롯한 여러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고등학교 일진이라는 소재가 화제를 모으면서 전국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정우는 <바람>에서의 열연을 통해 2010년 대종상 영화제 남자신인상을 수상했지만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곧바로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정우는 소집해제 후 아이유의 첫 주연작인 KBS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손태영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빵집 사장을 연기했다. 그리고 같은 해 가을 <응답하라 1994>에서 김재준 역을 맡으며 전국에 '쓰레기 열풍'(?)을 일으켰다. <응답하라 1994> 이후 영화계와 방송가의 캐스팅 1순위가 된 정우는 2015년 <쎄시봉>과 <히말라야>에 차례로 출연해 한 해 동안 9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지난 2016년 동료배우 김유미와 결혼식을 올려 슬하에 딸 한 명을 두고 있는 정우는 2016년 <재심>과 2018년 <흥부 :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이후 본의 아니게 공백기를 갖게 됐다. 촬영을 끝낸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뜨거운 피> <이웃사촌>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나란히 개봉이 밀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웃사촌>은 작년 11월, 촬영이 끝난 지 2년 9개월 만에 개봉했지만 전국 41만 관객으로 흥행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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