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은 조폭 코미디와 가족 드라마, 멜로를 적절히 조합하며 2002년 추석 시즌 극장가를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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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한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배우 김정은은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성 배우 중 한 명이었다. 김정은은 건강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드라마와 영화, CF를 넘나들며 맹활약했다. MBC 공채 25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정은은 1998년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차태현의 오진으로 삭발을 하게 되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가발이 아닌 실제 삭발을 단행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당신 때문에>, <남과 여>, <여인천하>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그는 2002년 패러디 영화 <재밌는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사실 <재밌는 영화>는 대놓고 패러디에 주력하는 영화였기 때문에 김정은의 매력을 알리기엔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같은 해 정준호와 함께 <가문의 영광>에 출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관객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김정은이 여수의 전설적인 조폭 두목 장정종(박근형 분)의 막내딸 역으로 열연을 펼친 <가문의 영광>은 전국 52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 해 추석 시즌을 점령했다. 서울 법대 출신의 벤처기업 사업가로 변신한 정준호를 비롯해 박근형의 아들로 출연한 유동근, 성지루 등의 활약도 빛났지만 <가문의 영광>을 대박으로 이끈 배우는 단연 김정은이었다. 김정은은 <가문의 영광>으로 백상예술대상 여자인기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연말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라는 카피로 유명한 CF를 통해 대세스타로 떠오른 김정은은 차기작 <나비>, <불어라 봄바람>이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리지 못하며 슬럼프에 빠지는 듯 했다. 하지만 2004년 박신양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시청률 50%를 돌파하며 '초대박'을 터트렸고 김정은은 2004년 SBS 연기대상(박신양과 공동수상), 2005년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김정은은 이후 영화 <사랑니>,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 등에서 안정된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김정은이 출연했던 몇 작품이 시청률에서 고전하기도 했지만, 그는 지난해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에 출연하며 배우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조폭 코미디와 가족드라마, 멜로의 절묘한 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