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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자청한 이대호, 잠든 '거인군단'을 깨울까?

[KBO리그] 최하위 추락한 롯데... 이대호의 솔선수범으로 전환점 삼아야

21.05.11 09:04최종업데이트21.05.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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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대구 삼성전에서 포수로 출전한 롯데 이대호
8일 대구 삼성전에서 포수로 출전한 롯데 이대호삼성 라이온즈
 
2021 KBO리그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10일 현재 12승 18패 승률 0.400으로 최하위다. 실질적인 5위권인 공동 3위 세 팀(두산-KT-SSG)에 4경기 차 뒤져있다. 시즌 초반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점점 밀려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끼어있던 지난주 롯데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최대 화제가 된 한 장면을 연출했다. 베테랑 내야수 이대호가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출전한 것이다. 

롯데는 8회 말 종료 시점까지 6-8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 초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공략해 3점을 뽑아 9-8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역전 과정에서 포수 겸 8번 타자 강태율 타석에 대타 이병규를 투입하는 바람에 포수 엔트리가 바닥났다. 9회 말 마무리 김원중과 호흡을 맞추며 안방을 지킨 포수는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였다. 김원중-이대호의 롯데 배터리는 2피안타 무실점으로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이대호는 고교 시절 포수를 경험한 적 있으나 2001년 롯데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데뷔한 후 마스크를 쓴 적은 없었다. 하지만 '포수' 이대호는 프레이밍을 시도하고 바운드 볼도 안정적으로 잡아내는 등 기대 이상의 민첩한 움직임으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 롯데 이대호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롯데 이대호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롯데 이대호 최근 5시즌 주요 기록케이비리포트
 
설령 이대호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었으나 그는 포수 출전을 자청했다. 만에 하나 이대호가 익숙지 않은 포지션인 포수로 나서 실수를 저질러 팀이 패하면 웃음거리가 될 수 있었으나 과감히 헌신을 선택했다. 

올 시즌 이대호의 타격 지표는 '반등'으로 규정할 만하다. 타율 0.319 6홈런 25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78을 기록 중이다. 현재와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9홈런 120타점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롯데가 30경기를 치른 현재 이대호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64로 지난해의 1.27의 절반에 육박한다. 붙박이 4번 타자로 출전하는 그를 대체할 수 있는 롯데 타자는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2년 총액 26억 원에 롯데와 잔류 계약을 맺으며 2022시즌 뒤 은퇴를 예고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매해 우승 옵션 1억 원을 책정해 지역 불우이웃에 기부하기로 했다.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롯데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으며 이대호 역시 롯데에서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적은 없었다. 그의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이 드러나는 우승 옵션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타격 지표의 개선을 입증하고 있는 이대호
지난 시즌과 비교해 타격 지표의 개선을 입증하고 있는 이대호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롯데는 올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로 추락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겨울 외부 FA 영입과 같은 특별한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현재 롯데의 투타 전력 구성을 감안하면 현재 순위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가 장점을 살린다면 5강 싸움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2013년 LG 트윈스는 6월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9회 초 대역전극 이후 9회말에 내야수 문선재를 포수로 투입해 승리를 지킨 뒤 매서운 상승세를 탔다. LG는 정규 시즌 2위로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암흑기를 청산한 바 있다. 

하지만 롯데는 9일 대구 삼성전에서 접전 끝에 6-8로 패해 연승에 실패했다. 롯데가 '포수 이대호'를 분기점으로 상승세를 타며 탈꼴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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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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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객원 필진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롯데자이언츠 이대호 허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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