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장면 (2020.8.15)
MBC 방송화면
스포츠 선수가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연경 측 관계자는 "김연경의 선수가 해외 리그나 대표팀 경기에서 나라 사랑을 연상케 하는 모습들이 종종 있었고, 그 때마다 화제가 됐었다"며 "그런 점 때문에 국기에 대한 경례문 낭독자로 선정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김연경의 '나라 사랑 사례'로 회자된 경우가 적지 읺았다. 특히 '광복절 운동화' 사건은 큰 화제가 됐었다. 김연경은 지난 2017년 8월 15일 필리핀에서 열린 '2017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 8강전 대만과 경기에서 광복절을 기념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자신의 운동화 옆면에 있는 일본 기업 상품 로고를 가리고, 그 위에 '8.15 대한독립 만세!'라는 글자가 적힌 흰색 테이프를 붙이고 출전한 것이다. 당시 김연경이 일본 상품의 운동화를 신은 건, 해당 기업이 김연경의 스폰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김연경은 광복절 독립의 의미를 새기고자 개인적인 불이익과 논란을 감수하고 해당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특별한 운동화는 이후에도 많은 언론과 방송에서 언급됐다.
그 전에도 김연경의 나라 사랑은 종종 화제가 됐었다. 지난 2011년부터 여자배구 세계 최고 무대인 터키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경기를 할 때도 팔꿈치와 손목에 '태극기가 새겨진 보호대'를 착용했다. 또한 소속팀이 우승할 경우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며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김연경의 이런 퍼포먼스는 2009-2010시즌부터 2019-2020시즌 까지 11년 동안 해외 리그에서만 생활하면서 생긴 고국에 대한 애틋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자배구 인기 견인
김연경은 대표팀을 통한 나라 사랑도 모범적이었다. 주요 국제대회 때마다 장기간 해외 리그 활약에 따른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차출에 솔선수범했고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의 뛰어난 경기력을 바탕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연달아 출전했다. 특히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여자배구가 36년 만에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리고 김연경은 4위 팀 선수임에도 대회 MVP를 수상하면서 또 하나의 역사적 기록을 남겼다.
두 번의 올림픽 출전은 여자배구가 국내에서 폭발적 인기 상승으로 이어진 최대 발판이 됐다. 또한 지난 1월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서도 복근 부상이 심각했던 김연경을 비롯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언론의 더욱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 여자배구의 인기는 프로야구를 위협할 정도로 치솟았다.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배구의 '1경기당 케이블TV 평균시청률'은 1.05%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프로야구를 넘어섰다. 그러면서 평균시청률 부문에서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배구, 프로농구 등 국내 프로 스포츠 전 종목을 통틀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프로야구와 여자 프로배구의 몇몇 차이점을 감안해도 한국 프로 스포츠 현실에서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관련기사 :
'찬밥 신세'였던 여자배구, 시청률 대박난 이유).
과감한 결단과 희생... 대중과 팬 '더 큰 사랑' 화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