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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턱 못 넘는 영비법에, "이러려고 촛불 들었나" 한탄

더뎌지는 스크린독과점 규제 법안... 영화계 일각에선 "영화인 국회의원 필요"

20.01.03 18:50최종업데이트20.01.0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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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수직계열화와 스크린독과점을 규제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안'(아래 영비법)의 국회 통과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영화계 일각에선 영화인 출신 국회의원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와 스크린독과점은 영화계 고질적 문제다. 이미 관련 업계에선 법적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 노력이 계속돼왔다. 하지만 아직 하나의 법안도 통과되지 못한 상태다. 

여야의 극심한 대립으로 20대 국회의 전체 법안 처리율이 역대 가장 낮은 것도 원인이지만, 주요 법안 발의자들의 의원직 사퇴와 입각 등도 법안 통과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각 정당의 법안처리 우선 순위에 영비법이 들어 있지 않은 것도 영향을 끼친 걸로 보인다. 
 
국회 못 넘는 영화산업 대기업 규제법안 
 
 지난 10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영화 발전을 위한 진단과 대안 토론회. 스크린독과점 등 대기업 규제 법안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지난 10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영화 발전을 위한 진단과 대안 토론회. 스크린독과점 등 대기업 규제 법안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성하훈

영화산업 대기업 규제법안은 지난 19대 국회 때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당시는 법적 규제냐 자율적 규제냐로 의견이 갈린 시점이라 영화단체들의 입장이 달랐다. 그러나 이후 제도적 규제로 방향이 잡히면서 20대 국회 들어서는 영화계의 의견이 수렴된 법안들이 제출됐다. 
 
20대 국회 초반 영화계의 의견이 비교적 잘 반영된, 상영과 배급을 분리하는 법안도 준비됐으나 진척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 4월에는 우상호 의원이 한 영화가 특정 시간대에 스크린 50%를 차지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도 대표 발의했으나,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우 의원 법안의 경우 영화인들 사이에선 '느슨하다'는 불만이 나왔지만, 이것조차도 통과가 안 되면서 영화계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이러려고 촛불을 들었냐"라는 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랙머니>를 제작한 영화사 질라라비 양기환 대표는 "재벌 3사가 공공장소인 극장을 장악해 시민들을 볼모로 잡고 자기들이 투자하고 배급한 영화들을 보라고 하는 이런 한심한 작태를 정부가 팔짱 끼고 강 건너 불 구경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영화계의 반대에도 대기업인 CJ 사외이사 출신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한 것이 영화산업 내 대기업 규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취임 후 영화계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자세를 보였으나, 행동이나 실천력이 상당히 미흡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 평가다.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영비법 처리가 지지부진하게 되면서, '영화인들이 직접 의회에 들어가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영화산업 대기업 규제 법안의 경우, 주로 영화 관계자들이 보좌진들을 통해 의원들에게 설명한 뒤 국회에서 토론회와 세미나 등을 여는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국회의원 대부분은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례적으로 지난해 10월 열린 한국영화 100주년 세미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은 당시 "몰랐다가 새롭게 아는 내용이 많다"며 영화산업 대기업 독과점 문제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런 사례는 극히 일부다.
 
간혹 영화계 인사들이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들어가는 사례도 있었으나 지속성이 유지되지 않으면서 큰 효과를 얻지는 못했다. 영화단체 관계자들은 상임위원회 구성이 바뀔 때마다 의원실 보좌진들에게 다시 법안의 필요성을 설명해야 했다. 이때문에 현안에 대한 이해가 높은 영화인 국회의원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영화인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다면..."   
 
 정의당은 이날 창당 7주년을 기념해 기념식을 개최했다. 여기에는 전·현직 당대표들을 비롯해 김조광수 차별금지법추진 특별위원장, 박창진 국민의 노동조합 특별위원장, 신장식 사법개혁특별위원장 등도 함께 참석했다.?
정의당은 이날 창당 7주년을 기념해 기념식을 개최했다. 여기에는 전·현직 당대표들을 비롯해 김조광수 차별금지법추진 특별위원장, 박창진 국민의 노동조합 특별위원장, 신장식 사법개혁특별위원장 등도 함께 참석했다.?유성애

그간 최무룡 배우가 1988년 13대에, 신영균 배우가 1996년과 2000년 15,16대에 자유한국당 전신인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에서 2선을 했고, 고인이 된 신성일 배우가 2000년 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김을동 배우는 2008년과 2012년에 18, 19대 의원으로 활동했다. 이 외에 최불암, 강부자, 이순재, 이대협, 정한용 배우 등이 역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전부가 배우였다는 점과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던 정한용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현재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정당에 소속돼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영화계 배려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 문성근 배우가 부산에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대 국회 문화예술계 비례대표로는 자유한국당 조훈현 의원(바둑),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디자인)에 불과하다. 이렇듯 문화예술계 비례대표에 대한 각 정당들의 관심이 많지 않지만, 최근 선거법 개정으로 영화계에 우호적인 진보정당의 비례대표 의회 진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적지 않은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정의당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영화인은 "당 대표에게 영화계의 입장을 전달해 보겠다"며 영화인의 국회 진출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국내 영화단체 관계자들 역시 "영화인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다면 대기업 규제법안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현재 정의당에서는 청년필름 김조광수 감독이 영입인사로 차별금지법추진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어 영화계에서는 비례후보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보고 있다. 다만 김조광수 감독은 "영화제작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여성 영화인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특정 영화사 대표나 유명 감독, 혹은 영화모임 등을 이끌고 있는 대표, 영화제 관계자 등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영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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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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