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스틸컷 2페니와이즈가 처음 등장하던 장면
워너브라더스픽쳐스
03.일단 이 작품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 페니와이즈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는 다른 작품에서 등장하는 귀신이나 악령과 달리 주체적인 목적을 갖고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악당으로 표현된다. 작품에서도 묘사되고 있듯이 모든 것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신적인 존재이며, 상대방(아이들)의 두려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과 모습으로 자유자재로 변화할 수 있는 존재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빨간색 풍선을 들고 다니는데, 이는 피에로와 닮아 있는 평소의 모습과 일치하는 코드임과 동시에 자신에게 영혼을 빼앗긴 아이들을 상징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작품에서 빌 스카스가드가 분장한 페니와이즈를 두고 27년 전 같은 역할을 맡았던 팀 커리와 비교하여 과장되었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수구 밑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조지를 살해하는 그의 등장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며, 피에로라는 대상이 갖고 있는 속성, 이중성을 아주 잘 표현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04.영화는 기본적으로 호러 장르의 목적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기존에 있던 같은 장르의 작품들과는 차별적인 모습도 보인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핵심 인물들인 '루저 클럽'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장에 대한 부분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 어쩌면 이 작품이 90년대 TV 시리즈에서도, 이번 리메이크 작에서도 원작 소설과 달리 지속적으로 시간의 순서에 따라 표현되고 있는 것은 이 지점을 끌어내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영화 속 인물들은 외부적인 교육이나 성인의 도움에 의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얽매고 있던 현실을 스스로 깨고 나오는 모습을 보인다. 이 지점에서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페니와이즈라는 극 중 악역의 존재라는 것이 아이러니한 부분이지만, 한 번의 위기를 극복한 '루저 클럽'의 아이들은 페니와이즈의 집을 처음 방문한 뒤에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마이크(초슨 제이콥스 역)는 피하려고만 했던 가업을 이어나가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엄마의 과보호 아래에 있던 에디(잭 딜런 그레이저 역)는 자신의 뜻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고, 베벌리(소피아 릴리스 역)는 자신을 추행해오던 아빠의 마수로부터 스스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감독 역시 이 지점의 표현을 위해 작품의 러닝타임을 기꺼이 할애한다. '루저 클럽'이라며 스스로를 칭하고 자존감이 낮았던 아이들이 마이크를 괴롭히던 헨리(니콜라스 헤밀턴 역)에 맞서 돌을 던지고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동일 선상의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