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종신은 현대카드와의 협업을 통해 월간 윤종신을 LP로 한정 제작, 판매했다 (사진 출처: 윤종신 공식 페이스북)
@monthlyjs
분당 33과 1/3회전하는 턴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검은색 LP는 40대 후반 이후 중장년층이라면 친숙한 음반 매체였다. 물론 학창 시절엔 경제적 사정 때문에 카세트테이프 구입으로 이를 대신하는 경우도 허다했지만.
합성수지로 찍어낸 디스크 표면에 새겨진 '소리 골'을 따라서 턴테이블의 바늘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면서(?) 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인 데다 LP는 앞면과 뒷면으로 나뉘어 있기 전곡을 듣기 위해선 당연히 사람의 손으로 직업 판을 뒤집어주는 번거로움이 동반되는, 불편한 도구였다. (반면 카세트테이프는 그나마 워크맨 등에 '오토리버스'라는 기능이 있었기에 기종에 따라선 자동으로 뒷면 재생이 이뤄졌다)
오히려 이런 귀찮은 절차가 있었기에 더욱 집중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나름의 장점이 있는 고마운 수단이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제법 면적 넓은 크기. 두툼한 종이에 인쇄된 겉표지 중에선 예술성을 인정받는 멋진 디자인을 자랑하던 음반들이 제법 많았었다.
이른바 '게이트폴드'라는 이름의, 펼쳐지는 2장 LP용 표지에선 더욱 다채로운 구성으로 보는 즐거움도 선사했다. 후일 등장한 CD에선 작아진 크기로 인해 다양한 미적 감각을 구현하는데 제약이 많았던 터라 그 시절 LP는 단연 독보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최근 젊은 음악팬들에게 LP가 주목받은 이유에서 이런 점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개인 SNS 속 각종 사진을 공개하면서 자신을 드러내길 좋아하는 세태가 반영되면서 LP 역시 나름의 자랑거리로 한몫하기도 한다.
[부정] 디지털 레코딩의 LP 제작... 의미가 있나+허세해외 팝 음반의 경우, 오랜 기간 절판되었던 과거 1950~1980년대 걸작들이 LP로 속속 재발매되어 국내에서도 수입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음반은 아날로그 시절 릴 테이프를 사용해 녹음된 마스터 음원 테이프를 복원(리마스터링), 최대한 그 시절 소리에 가깝도록 LP로 제작하고 있다.
그런데 LP 제작을 염두에 두지 않고 녹음된, 이른바 21세기 디지털 레코딩 시대에 제작된 음반들의 LP 화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LP 수집 마니아들도 있다. 지금 처럼 모든 녹음, 믹싱, 마스터링이 디지털로 이뤄진 음원을 예전 아날로그 시대 음원과는 속성 자체가 다르므로 LP에 담는다고 해도 "예전 LP스런 맛을 내는 데엔 한계가 있다"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