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김형석은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유어썸머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을 속이지 않고 음악을 하는 것, 본인이 만족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다. 그걸 지키면서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김형석)김형석은 "예술이 갖는 가장 본질적인 속성은 어른을 어린아이로 만드는 것"이라며 "그게 예술의 힘"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섬세함'이며 이것 두 가지가 있어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유재하의 음악이 어떻게 이토록 오래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는지 물었다. 김형석은 이 물음에 주저 없이 "유재하의 음악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클래식에 바탕을 둔 큰 틀 안에서 가사는 그때 쓰지 않던 소재를 썼고, 브리지는 매우 새로운 형태의 전개를 하며, 스트링 편곡을 한 점, 변박을 쓴다거나 코러스의 화음 등의 새로움. 이렇듯 공부할 게 많은 게 유재하 음악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중은 그것(유재하 음악)이 왜 좋은지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틀림없이 그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특히나 아직도 젊은 친구들이 유재하 음악을 듣는다는 건 그 음악이 가진 섬세함과 미학적인 측면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좋은 그림은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이고 거기서 새로운 감동을 얻는 것처럼, 유재하의 음악도 들을 때마다 좋은 부분이 새롭게 나타난다. 유재하가 음반 하나 내고 경연대회까지 이렇게 유지되는 건 그런 '감성 표현법'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김형석)또 다른 심사위원인 뮤지션 정원영 역시 유재하가 계속 사랑받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음악의 본질적인 것들이 아주 확실히 그 안에 있고 거기에 또 새로운 게 있기 때문"이라며 "어릴 땐 새로운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본질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본질적인 게 없으면 무엇을 화려하게 더하게 되지만, 본질적인 것이 있으면 단순해도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음악의 본질'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정원영은 "저 사람 안에는 뭐가 있구나, 라고 느끼는 그런 것"이라고 답하며 "저 친구는 노래는 잘하지만 '자기 것이 아니구나!'하는 게 느껴지는데, 대중들도 그것을 본능적으로 그리고 빨리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재하, 그리고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와 연을 맺은 이들은 내면에 분명한 '자기 것'이 있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음악으로 표현하는 진정성을 갖고 있었다. 이렇듯 섬세한 감성의 음악가들은 진심 없는 음악이 섞여 있는 가요계를 지켜내는 파수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