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노래라마르크 장군의 장례식 때 일제히 봉기한 파리의 청년·학생들. 실제 프랑스 6월 봉기를 옮긴 <레미제라블>의 이 장면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시간은 지났지만, 시대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UPI코리아
빅토르 위고가 <레미제라블>을 집필할 당시 프랑스는 혼돈의 시기였다. 혁명의 물결로 진보 이상주의가 퍼졌지만 이로 인한 정치적 분쟁은 계속되었다. 빈부의 격차는 심화하였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던 사람들은 그 대가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레미제라블은 당시 프랑스 사회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Les Miserable'은 프랑스어로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작품 속 인물을 누구 하나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하는 이 모두를 포괄하는 뜻이다. 하지만 빅토르 위고는 이 작품에 화해와 용서라는 간결하지만 위대한 메시지를 넣었다. 그리고 장발장이라는 등장인물의 행동이 핵심을 매우 잘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메시지는 영화에서 조금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은 매우 훌륭한 영화로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이름값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배우의 연기가 훌륭한 하모니를 이룬다.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인간애를 잃지 않은 장발장. 피도 눈물도 없는 것처럼 장발장을 추격하지만, 자신의 원리원칙주의 신념을 끝까지 잃지 않은 자베르. 세상 어디에도 없을 절대 악을 보여준 테나르디에 부부 등, 존재감이 없는 배역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원작의 소설이 워낙 방대하므로 158분이라는 긴 시간에도 원작을 모두 담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큰 범주에서 볼 때 별 차이는 없지만, 소설을 읽은 관객이라면 "왜 이 장면은 생략됐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가 주류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조금 낯선 영화일 수 있다. 물론 그 몇 가지만 빼면 매우 훌륭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영화 속 장발장은 결국 진정한 자유의 몸이 되었고, 자신을 악랄하게 쫓던 자베르도 용서하였다. 사실 장발장은 죄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형을 받았다. 생계형 범죄란 생활이 어려워 일어나는 범죄로 어떤 의도를 갖고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정을 견디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르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 사회 속에서도 생계형 범죄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각한 것은, 이와 같은 생계형 범죄가 점점 늘어간다는 점이다. 2015년에 4대 주요 범죄 발생비율을 조사한 결과 강간은 3%, 살인은 16%, 강도는 34%까지 줄어든 반면, 절도만은 4%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생계형 절도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물론 생계형 범죄로 인정될 경우 감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영화 속에서 장발장은 그동안의 선행을 보답 받기라도 하듯, 자유의 신분이 된다. 반대로 계속해서 악행을 일삼던 테나르디에 부부는 딸마저 잃게 된다. 권선징악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 사회는 권선징악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그래도 필자는 아직 믿고 싶다. 분명 선한 일을 하면 복을 받을 것이고, 악한 일을 하면 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이다.
극 중 장발장의 마지막 대사로 글을 마친다.
"It is the future that they bring When tomorrow comes!(내일이 오면 새 삶이 시작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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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에서 글쓰기 동아리 Critics를 운영하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하고있습니다. 춘천 지역 일간지 춘천사람들과도 동행하고 있습니다.
차후 참 언론인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