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실라> 프레스콜
박정환
이날 조성하를 비롯하여 고영빈, 이지훈, 김다현과 마이클리는 진한 메이크업과 여장을 선보였고, 김호영 역시 짧은 반바지를 입고 나왔지만, 조권의 의상보다는 점잖은 편이었다. 조권은 머티리얼 걸(Material Girl)을 연기하기 위해 코르셋을 입었다. 분홍색 원피스를 탈의하자마자 드러난 검정색 코르셋은 다른 <프리실라> 출연진보다 선정적으로 보일 수 잇는 파격적인 의상이었다.
<프리실라>는 <라카지>처럼 성소수자의 사랑 그 자체보다는 가족애를 다루는 뮤지컬이다. 성소수자가 등장한다고 해서 이들의 사랑을 관객에게 합리화시키려는 공연이 아니라, 이들의 버스 여정을 통해 어떻게 정신적으로 성장하는지, 그리고 가족애가 어떻게 성숙하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데 뮤지컬의 알맹이는 논외로 한 채, 성소수자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뮤지컬을 준비한 배우에게 날아드는 건 성소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이 그만큼 견고하다는 걸 보여주는 리트머스이자 다양한 시각의 부재를 반증한다.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코끼리 코만 만지고 코끼리를 알았다'는 장님의 우가 무엇이었음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을 마무리하는 이 순간에도 조권은 악플로 노이즈마케팅을 한다고 욕을 먹고 있었다. 악플을 남기는 누리꾼이 만일 조권의 입장이라면, 성소수자라는 소재만으로 욕을 먹는다면 기분이 어떨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