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4일 자신의 첫 미니앨범을 발표한 뮤시션 제이벨.
이선필
대중성과 실력 사이? "더 다가가 보려고 했다""지난해 발표한 싱글 음원은 제게 낯익은 방식과 느낌의 음악이었다면 이번엔 더욱 대중들과 소통을 하려고 했어요. 모니터를 해주신 분들의 평가도 그렇고요. 그간 만든 자작곡이 70여 곡 정도 되는데 대중과 통할 수 있도록 곡을 선별했고 작업을 했죠." 총 4개의 곡이다. '흑백'이라는 제목에 흑야애라는 부제가 붙었다. 사랑이라는 큰 주제에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다가 어느새 앞날을 말한다. 퇴행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그가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을 최고의 선택이었다.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제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도 첫사랑과의 이별이 컸어요. 우리가 아는 많은 뮤지션들도 결국 사랑의 경험 이후 음악을 하곤 했잖아요. 데미안 라이스도 그랬고요. 처음으로 내는 음반인 만큼 사랑이 주제가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사실 제가 만든 곡 중에 사랑 노래는 거의 없는데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만큼 이렇게 구성을 하게 됐습니다."
대중성으로 치부하기보단 그는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첫 앨범을 통해 공감을 얻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음악적 대선배들이나 신인이나 같을 거라면서 말이다. 원맨 밴드지만 세션을 통한 밴드음악으로 구성한 것도 대중에게 더욱 자신의 음악을 잘 전달하는 방편이었다.
"실력은 두 번째 문제, 자기가 가진 것 안에서 최대한 소통하자"논란의 여지가 있는 말이지만 제이벨은 인디 뮤지션의 길과 실력이라는 부분에서 세간의 평가가 너무 냉혹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결국 음악은 공감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음악적 실력 면에서라기보다 대중들이 공감할 시도를 해서 크게 성공한 인디 뮤지션은 그것만으로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간 인디밴드라고 하면 너무 실력 중심의 잣대가 강했다고 보거든요. 실력이 다는 아닙니다. 가수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그 길을 포기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 같아요. 음악성과 실력을 중시한다면 차라리 작곡이나 프로듀싱 쪽으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요.말하면 알만한 밴드를 비교하면서 누가 낫고 누가 못한다는 말을 하는 분이 있는데 자기가 가진 실력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했다는 자체를 인정하자는 거예요. 기본 실력이 부족한 건 개개인이 비판하면서 갈고 닦아야죠. 실력 평가를 하는 사람은 대중들 말고도 당연히 존재해야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뮤지션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인디뮤지션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