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의 세월이 지난 후 다시 만났을 때 그는 변해있었다. 제이벨원에서 제이벨(이종원)로 이름을 바꿨다는 건 애교였다. 전업 뮤지션의 길을 걸어오면서 보다 치열해졌다고 할까.
변화는 내면과 외부적 요소에 함께 있었다. 다행인지 지난해 인터뷰 이후 한 다큐프로그램에 출연도 했단다. 가족과 지인들 역시 더 응원해주며 그의 길을 지지하게 됐다고.
1인 기획사 직접 차려 소통 시도 중...우직스러움이 통한다지난해 '그녀는 날 사랑하지 않아'로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이후 제이벨은 '흑야애'라는 미니앨범을 들고 왔다. 지난 11월 22일 발매를 했으니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음원 유통사를 끼고 온라인상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그의 음악이 어엿한 하드페이퍼 케이스에 담겨 있었다.
음반 기획은 이미 작년 10월부터 하고 있었다면서 제이벨은 "1년 만에 눈으로 볼 수 있는 음반을 낸 게 제겐 큰 의미"라고 자평했다. 유통을 위해 고민하던 중 그는 스스로 1인 기획사를 차려 여러 곳에 발품을 팔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초기 수량은 1,000장의 앨범 중 이미 상당수가 소진된 상태였다.
음악 이전에 일단 그는 인디 뮤지션 혹은 인디신이라는 세간의 분류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스스로 기획사를 차리고 음반을 직접 유통하는 것 역시 10여 년의 음악 활동을 지내며 자신의 음악과 소비층에 대한 애정이 담긴 결정이었다고.
홍대클럽 출신 뮤지션들이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는 흐름 자체를 깍아내릴 수 없지만, 일부 뮤지션들이 자신 만의 길을 고수하는 시도는 분명 응원받아 마땅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이번의 시도로 쌓은 노하우를 제이벨은 이후 다른 뮤지션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도 지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