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즈팡 시장에서 담배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
박정호
담배를 팔고 있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딸과 함께 TV로 올림픽을 보고 있던 아주머니는 "올림픽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다. 올림픽을 맞아 정부에서 일정 규모 이하의 식당은 위생 상의 이유로 문을 닫게 했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으로 인해 작은 가게들이 모두 영업을 중지했다"면서 "(올림픽이) 중국의 실력을 알리고, 국가를 빛내는 일이라서 좋기야 좋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일부 외지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대부분 올림픽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성인용품 가게 아저씨도, 빙수 가게 아저씨도, 생선 가게 아저씨도, 과일 가게 아저씨도 올림픽에 흥미나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시장 뒤 골목길 안에는 빛바랜 벽돌과 나무문이 달린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평지에 집이 있다는 게 다를 뿐, 우리나라 서민들의 '달동네' 같았다. 아이들이 놀고 있는 길가에는 종종 자물쇠가 채워진 집도 보였다. 일자리가 없어 농사 짓던 고향으로 돌아간 사람들의 빈자리다.
"일자리 없어져... 올림픽 위한 것이니 어쩔 수 없지"다시 발걸음을 시장 쪽으로 돌리려고 할 때 쓰촨성에서 올라온 농민공들을 만났다. 집 마당에서 웃통을 벗고 이야기하던 세 남자는 의자를 가져다주며 우리를 반갑게 맞았다. 그들은 올림픽 기간이 시작되자마자 일자리를 잃고 집에서 쉬고 있었다.
"작은 가게를 경영하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갔다. 가게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없어서 떠난 것이다. 공사장에서 인부로 일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데, 공사가 두 달여간 정지되어서 우리도 할 일 없이 지내고 있다. 국가가 올림픽이라는 큰 일을 위해서 취하는 정책이니 어쩔 수 없다.""국가를 위해서 일자리를 잃어도 어쩔 수 없다"는 농민공들의 생활은 궁핍했다. 세 남자 중 제일 연장자인 인네아차오씨는 "채소를 주로 먹고 있는데, 요즘은 채소값도 올랐다"면서 "세 식구가 하루 식비로 20~30위엔(한화 3000~4500원)을 소비하고, 한 달 생활비는 1천위안(한화 15만원) 정도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