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MBC
남편은 경제권을 쥐고 가족들 위에 군림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었다. 남편은 생활비 한도를 정해놓고 지출을 일일이 허락받게 했고 영수증까지 검사하며 아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남편은 "내가 이 집의 총괄대표니까 경제권은 제게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내가 사이가 안 좋을 때는 저도 금전 지출하기가 싫다. 아내 입장에서는 비겁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 부부의 또 다른 고민은 첫째 아들의 건강과 남편과의 불화였다. 부부의 장남은 신부전증으로 직장생활이 어려워 집에서만 지내고 있었다. 일주일에 세 번씩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아들은 부모로부터 치료비를 경제적으로 지원받고 있었다.
권위적인 남편은 아들과 갈등이 생길 때마다 "병원비를 안 내주겠다"며 압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심지어 남편은 아들의 건강을 이야기하면서도 "자기 팔자다", "내 자식도 아니니까 나한테 이야기하지 마라"며 놀라울 만큼 냉랭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모처럼 아들과 함께 외식을 하자는 아내에게 "내 애냐, 니(아내) 애지"라며 쏘아붙이며 끝내 거부했다.
남편은 어쩌다 친아들과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틀어졌을까. 과거에 부부싸움을 심하게 하던 도중에, 보다 못한 아들이 아버지를 말리다가 강하게 밀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그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남편은 아들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고, 이후로도 화해하지 못한 채 냉랭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모자가 외식을 마치고 돌아오자, 남편은 자신의 카드로 생각보다 외식비가 많이 나왔다며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아내에게 카드 반납을 요구했다. 참다못한 아내도 발끈하면서 부부간에 다시 언쟁이 벌어졌다. 방안에서 아들은 부모의 말다툼을 그대로 들으며 괴로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기분이 상한 남편은 제작진에게 일방적으로 일상 촬영 중단을 요구하며 또다시 밖으로 나가버렸다. 방송 사상 최초로 출연자가 이틀 연속 대화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부부의 자식들마저 엄마의 인생을 찾기 위해 아빠와의 이혼을 권유했다. 큰아들은 "아빠의 폭주에 매번 참고 넘어간 엄마의 잘못도 크다"고 지적했다. 아내는 공감하며 "왜 이렇게 독하게 살지 못했을까, 너무 후회된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럼에도 아내가 결혼생활을 포기하지 못했던 진짜 이유는, 바로 자식을 버릴 수 없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본래 결혼 전 스페인으로 유학을 가서 하우스 인테리어 공부를 꿈꾸던 아내는, 남편과 결혼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직 가정만을 위하여 헌신해온 여성이었다. 아내는 "이렇게 사는 게 정당한 삶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면 너무 후회될 것 같다. 남은 인생을 서로 아끼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남편의 입장은 어떨까. 남편은 "첫째 아들이 소비성향이 심해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하여 돈 문제에 엄격하게 대한 것"이라며, "정말로 아들의 수술비나 병원비를 내주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오은영은 "문제는 아들에 대한 섭섭함을 경제적 부분으로 엮어 표출한다는 것이다. 아들 입장에서는 투석을 못 받으면 생명이 위험한데 아버지의 마음을 오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편이 유독 자주 쓰는 '내 돈'이라는 말에는 '통제'의 의미가 담겨있다. 돈을 통하여 우리 집안을 통제하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내도 함께 농장 일을 한 것이기에 이 부부는 엄연히 '맞벌이'를 한 것이다. 부부가 함께 번 '우리의 돈'인 거지 '내 돈'이라고 생각하시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남편과 아들의 불화을 두고 "부모와 자식은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할 도리가 있다. 남편은 부모의 역할에서 '책임에 의한 사랑'은 줬지만, '따뜻한 사랑'은 빠져 있었다. 부모의 사랑이 따뜻하지 않은 건 '차가운 사랑'이다"라고 설명하며 "아들이 아버지를 밀친 건 잘못된 행동이지만, 투병 중인 아들의 자괴감과 절망을 이해한다면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를 할 수는 없었을까"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남편의 아픔
▲방송 장면 갈무리MBC
한편, 남편에게도 아픔이 있었다. 제작진은 대화를 거부하는 남편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설득한 끝에, 마침내 남편의 진짜 속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남편 역시 2년 전부터 담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남편은 항암치료를 하면서 농사일 외에는 다른 일상생활을 거의 포기하고 집에만 있었다. 그저 완고하고 무뚝뚝 해보이기만 하던 남편은 아픈 몸을 이끌고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남편은 가족으로부터 항상 오해와 따돌림을 받았다며 외로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가족들은 남편에 대한 불신이 매우 심각했고, 남편의 말과 행동을 전혀 믿지 않고 있었다.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남편은 "차라리 내가 일찍 죽으면 가족들이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해도 초연한 느낌"이라고 고백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실 남편은 누구보다 아들과 가족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남편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도 첫아들이 태어났을 때였고, 가장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도 아들의 투병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였다고 고백했다. 돈에 그토록 인색해 보이던 남편은 알고 보니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치료비까지 미리 철저하게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남편은 "아픈 아들이 건강하게만 잘 살았으면 더 이상 바라는 게 없다"며 그동안 꼭꼭 가슴속에만 담아둔 애틋한 부정을 드러냈다.
오은영은 남편에게 '지난 세월에 가장 후회되는 것'을 질문했다. 남편은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우지 못한 것"을 꼽으며 "사랑을 주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고 토로하며 감정 표현에 서툴렀던 시간을 내심 후회하고 있었다.
이에 오은영은 남편의 표현과 진심 사이에 간극이 큰 이유를 두고 "남편은 마음이 나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표현하면서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면이 있다"고 분석하며 "본인의 의도만 기억한 채 어떻게 표현했는지는 잊어버린다. 그러면 상대에게는 남편의 의도는 닿지 않고 표현만 남아서 상처가 된다"고 설명했다.
부부를 위한 최종 솔루션이 내려졌다. 오은영은 남편에게 "앞으로 '나'보다는 '우리'라는 표현으로 바꾸시길 바란다. 우리 부부, 우리 가족의 것으로, 그리고 돈이 아닌, 마음은 마음으로 표현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남편은 그동안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오은영의 솔루션을 수용하며 변화를 다짐했다.
처음엔 솔루션에도 불신과 불만으로 가득하던 남편은, 어느새 패널의 제안에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할 만큼 달라져 있었다. 마음이 풀린 아내는 "남편이 마음은 따뜻한 좋은 사람인 걸 아니까. 오늘부터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앞으로 가족을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며 화답했다. 솔루션을 받아 들고 한결 홀가분해진 부부는, 앞으로는 따뜻한 표현으로 더욱 돈독해질 가족의 미래를 기약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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