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 IBSF 스켈레톤 2차 월드컵 평창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의 크리스토퍼 그로테어가 '곤룡포'를 입고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박장식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에 올랐던 크리스토퍼 그로테어(독일)가 7년 만에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스켈레톤 월드컵 1·2차 대회를 모두 석권,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16일부터 17일까지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스켈레톤 월드컵 1·2차 대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6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린 썰매 종목 1진급 국제 대회인 IBSF 스켈레톤 월드컵은 까다로운 평창 트랙답게 쌀쌀한 날씨로 선수들을 반겼다.
그런 가운데 크리스토퍼 그로테어가 1·2차 대회 승자 타이틀을 모두 가져갔다. 특히 2차 대회에서는 영국의 마커스 와이어트에게 1차 시기 밀렸지만, 2차 시기 역전을 성공하며 역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김지수(강원도청)는 1차 대회에서 7위, 2차 대회에서 5위를 기록했고, 심형준(가톨릭관동대)는 1차 대회 22위·2차 대회 23위에 올랐다.
온탕과 냉탕 오갔던 슬라이딩 센터
선수들은 지난 주 입국해 아시안컵과 공식 연습에 출전하면서 경기 감각을 깨웠다. 본격적으로 경기를 펼친 선수들은 16일에는 예상보다 더운 날씨 탓에 고전했다. 특히 이날 평창군 대관령면의 기온이 영상 13도까지 오르면서 트랙 속도가 느려진 탓에 선수들이 주행 라인을 잡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17일에는 눈·비 예보가 있던 터라 아이스메이커와 트랙 매니저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상황. 다행히 이날에는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 속에 경기가 펼쳐지면서 선수들 역시 제 기량을 완벽히 펼칠 수 있었다. 실제로 선수들의 평균 트랙 기록 역시 2차 대회가 더욱 좋았다.
1차 대회는 동메달 자리에서 역전극이 펼쳐졌다. 크리스토퍼 그로테어와 마르쿠스 와이어트(영국)가 1차 시기에서 1·2위 자리를 차지한 뒤, 2차 시기에서도 그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하며 금·은메달을 가져갔다. 크리스토퍼 그로테어는 1차 시기 51초 85, 2차 시기 54초 47을 기록하며 1분 46초 32로 마무리했다.
1차 시기 3위 자리를 지켰던 중국의 천원하오는 2차 시기 삐끗했다. 천원하오는 2년 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선수. 천원하오는 1차 시기를 52초 50으로 마치며 3위를 기록했지만, 2차 시기 막판 커브에서 충돌하는 실수를 범해 54초 53으로 내려앉으며 영국의 맷 웨스턴에게 3위를 내줬다.
다음 날 2차 대회는 차가운 날씨에 힘입어 선수들의 기록도 좋았는데, 금·은메달의 자리가 극적으로 바뀌기도 했다. 1차 시기 영국 마르쿠스 와이어트가 51초 29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오스트리아의 사무엘 마이어가 51초 41로 2위, 크리스토퍼 그로테어가 51초 53의 기록으로 뒤따랐다.
2차 시기에서는 앞선 시기 10위에 머물렀던 맷 웨스턴이 일곱 계단을 뛰어오르는 질주를 선보이면서 앞서나갔다. 이에 질세라 크리스토퍼 그로테어는 51초 28을 기록, 이번 1·2차 월드컵에서 가장 빠른 트랙 레코드를 만들며 도합 1분 42초 81의 레코드를 기록, 1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사무엘 마이어는 2차 시기 큰 실수를 범하면서 4위로 굴러 떨어졌고, 마르쿠스 와이어트 역시 '인생 질주'를 펼친 크리스토퍼 그로테어에 0.06초에 밀리며 두 개 대회 연속으로 은메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