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tvN
'별이 빛나는 밤에'는 국내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역대 진행자들은 별밤지기로 불리우며 젊은 청취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원조 별밤지기 이문세가 진행하던 시기(1985-1996)는 별밤의 최전성기로 꼽히며, 이문세는 '밤의 문화교육부 장관'로 불릴 만큼 당시 젊은 세대에게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80-90년대 미디어 매체가 아직 다양하지 않았던 그 시절, '별밤세대'로 꼽히던 젊은이들은 밤 10시가 되면 이문세의 라디오를 들으면서 때로는 또래 청춘들의 고민에 함께 공감하고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이문세는 "별밤을 하면서 많은 분들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도 별밤지기로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 많은 청취자와 같은 세대를 파도타기 하듯 흘러가고 있지 않나. 방송을 통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인격이 형성되고 다듬어진 게 라디오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며 라디오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별밤은 방송 내외적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한번은 별밤 방송에서 성적이 오른 학생들에게 공개방송 티켓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자 정말로 많은 학생들이 동기부여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성적표로 접수한 관객들만으로 공개방송 한 회차 객석을 꽉 채운 경우도 있었다.
감동적이고 가슴 아픈 사연도 있었다. 방송국으로 매일 백통의 편지를 쓰겠다고 약속한 여고생 청취자가 있었다. 그런데 절반쯤 지나서 편지가 갑자기 중단됐다. 몇달 쯤 시간이 지나 다시 51번째부터 편지가 오기 시작했는데 이전과는 글씨체가 달라졌다. 사연을 확인해 보니, 처음 편지를 보내던 소녀가 안타깝게 불치의 병으로 사망했고, 소녀의 친구가 그 유지를 이어받아 대신 편지를 보내며 약속된 백 통을 모두 채웠던 것이다.
11년 7개월 별밤을 진행하던 이문세가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떠나던 날에는, 이문세도 청취자들도 모두 눈물바다가 됐다. 어느덧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이문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있는 한 지점으로 돌아간다면, 저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션 이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