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괜찮아, 앨리스>(감독 양지혜) 연남CGV 특별시사회에 다녀왔다. 오마이뉴스가 제작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꿈틀리인생학교'와 그곳의 학생, 선생님들이다. 학교는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Efterskole)'를 모티브로 삼았고, 학생들은 이곳에서 1년간 생활하며 자신의 진로를 탐색한다.
부러웠다. 저런 1년이 포함된 인생이라니. 그리고 용기에 감탄했다. 남들이 입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려갈 때, 잠시 멈춰 쉬었다 갈 수 있다니. 잘하지 않아도, 혹은 다른 길로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다니. 그것은 분명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은, 이미 있는 길을 따라가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참 부러운 용기다.
나는 혁신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6학년 1년밖에 다니지 않아 그 가치에 대해 직접 많은 걸 경험하진 못했다. 대신 교육언론 '창'에서 <혁신학교 청년 졸업생>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하며 여러 졸업생을 만나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꿈틀리인생학교 학생들의 모습과 비슷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고,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데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사랑했다.
유시민 작가는 한 강연에서 "진짜 인생의 의미는 스스로 선택하고, 설계하고, 결정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삶이야말로 최선을 다한 삶, 주체적인 삶, 성공한 삶이라는 것이다. 혁신학교, 꿈틀리인생학교 학생들이 사는 삶이 그것과 가깝다. 입시 위주 교육에서는 얻기 힘든 배움이다. 특히 한국의 공교육과 사교육을 거치며 그렇게 삶을 사는 법을 배운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은둔형 외톨이 청년 50만 명 시대, 이제는 바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