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방송 화면 갈무리
채널A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칭찬'을 강조하는 육아법은 시대를 막론하고 주목받는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은 최고의 잠언이다. 그러나 칭찬이라고 다 같은 칭찬이 아니다. 무섭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잘못된 칭찬은 아이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심지어 인격과 삶을 파괴하기도 한다.
특히 그 칭찬이 '공부'와 관련돼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자칫 인기리에 방영됐던 JTBC 드라마 <SKY 캐슬>의 아이들처럼 불행해지고, 강준상(정준호)처럼 엄마가 되라고 해서 의사가 됐지만 그 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다 붕괴된다. 드라마는 현실의 반영인 법, 실제로 아이들이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8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만 13세 아들(금쪽이)과 만 11세 딸을 둔 부모가 사연을 들고 출연했다. 그들은 사춘기에 진입한 자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과학을 좋아하는 우등생이었던 금쪽이는 중학교 입학 후 6개월째 등교 거부 중이었다. 엄마는 수십 통의 조퇴 알림을 받아야 했다. 누구보다 모범생이었던 금쪽이는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걸까.
학원은 가는 데 학교는 안 간다? 이유 살펴보니...
"자고 일어나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엄마 놀랐지? 내가 장난쳤어 6개월 동안 놀아보려고 장난친 거야.' 그렇게 나를 놀리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어요." (금쪽이 엄마)
아침이 됐는데도 도통 일어날 생각이 없는 금쪽이는 학교에 가자는 엄마의 말에 몸이 안 좋다며 거부했다. 늦게라도 등교를 시키기 위애 엄마가 의지를 보이자 금쪽이는 불안감을 드러내며 방 안을 서성였다. 차로 태워 학교까지 데려갔음에도 금쪽이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속절없는 30분이 흘렀다. 금쪽이는 준비도 못 하고 이렇게 보내는 게 어딨냐며 따졌다. 결국 등교 거부였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를 '학교 거부증'이라 판단했다. 학교 거부증이란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학교에 가야 할 상황에서 심한 불안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 금쪽이는 등교 준비부터 심한 두려움을 느꼈고, 신체적 불편을 호소했고, 공황 같은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였다. 게다가 금쪽이는 이미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도 있어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었다.
아빠는 금쪽이가 "난 전기 신호로 이뤄진 하나의 물질일 뿐"이라며 자기 존재에 의문을 갖고, 극심한 감정 변화를 겪으며 스스로 병원에 보내달라 요청까지 했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충분한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며 내인성 우울증은 아닐 것이라 짐작했다. 중학교에 적응 못한 외부 요인이나 또래 관계의 어려움 등 등교 거부 원인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