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구단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FA 내야수 허경민과 계약기간 4년, 총액 4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t 위즈 구단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FA 내야수 허경민과 계약기간 4년, 총액 4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KT 위즈

kt가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 허경민을 영입하며 내야진을 강화했다.

kt 위즈 구단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FA 내야수 허경민과 계약기간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 원+연봉 18억 원+옵션 6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허경민은 "제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 KBO리그 강팀으로 자리잡은 kt에서 두번째 우승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 베어스의 '원클럽맨'이었던 허경민의 이적은 프로 데뷔 1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한 허경민은 통산 1548경기에 출전해 타율 .293 1483안타636타점765득점을 기록했고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8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룰 수상했고 대표팀에도 여러 차례 선발됐다. 하지만 이미 황재균이라는 확실한 주전 3루수를 거느리고 있던 kt와 허경민이라는 붙박이 주전 3루수가 팀을 떠나게 된 두산은 내년 시즌 3루수 자리에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허경민-황재균, 누가 2루수로 변신할까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허경민의 나이를 고려하면 4년 계약은 너무 길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렇지만 2015년 두산의 주전 3루수로 도약한 후 허경민의 꾸준한 활약을 보면 4년 계약은 결코 길지 않다. 실제로 허경민은 올 시즌을 포함해 프로 데뷔 후 4차례에 걸쳐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115경기 이상 출전했으며 최근 9년 연속 한 자리 수 실책을 기록하는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

kt에는 황재균이라는 또 한 명의 엘리트 3루수가 있다. 2017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도 했던 황재균은 2018년 kt 유니폼을 입은 후 7년 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kt의 핫코너를 든든하게 지켰다. 비록 올해는 타율 .260 13홈런58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통산 타율 .286 2160안타 220홈런1073타점1122득점232도루를 기록했던 KBO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형 3루수다.

심우준(한화 이글스)이 떠난 kt의 유격수 자리는 베테랑 김상수와 군필 유망주 윤준혁이 맡을 예정이다. kt 입장에서는 허경민과 황재균 중 1명이 마땅한 주인이 없는 2루수로 변신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문제는 김선빈(KIA 타이거즈)이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처럼 유격수가 2루수로 변신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코너 내야수가 2루로 변신한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허경민과 황재균은 데뷔 초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며 내야 전 포지션을 전전하던 시절 유틸리티 요원으로 활약했지만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은 후에는 2루를 소화한 적이 거의 없다. 실제로 허경민은 2016년 이후 최근 9년 동안 2루수로 출전한 경기가 3경기에서 6이닝 소화가 전부였고 황재균 역시 8경기 34.1이닝, 그것도 마지막 2루수 출전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던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0년 이상 3루수로만 활약했던 허경민과 황재균이 30대 중반의 나이에 수비 부담이 더 커지는 2루수로 변신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kt가 내년 시즌 두 베테랑 3루수 중 한 명이 2루 변신을 단행해 새 포지션에 잘 적응한다면 전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팀워크를 흔들지 않으면서 내야 포지션을 슬기롭게 정리할 수 있는 이강철 감독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3루수 풍년 속 두산만 3루수 고민

사실 두산 입장에서 보면 허경민과 황재균의 내년 시즌 포지션을 정해야 하는 kt가 '배부른 고민'을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두산은 2015년부터 10년 동안 주전 3루수로 활약했던 붙박이 주전 3루수 허경민을 떠나 보냈기 때문이다. 평소 두산에 대한 높은 애정을 보였던 허경민의 이적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FA선수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으로 옮기는 것은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일이다.

이제 두산은 당장 내년 시즌부터 핫코너를 책임질 새로운 주전 3루수를 찾아야 한다. 두산의 3루는 지난 10년 동안 허경민이 무려 1276경기에 출전하면서 주전 자리를 굳게 지킨 포지션이다. 실제로 프로 입단 당시 두산이 차세대 3루수로 키우려 했던 유망주 김민혁과 송승환(NC다이노스)은 허경민이라는 높은 산을 만나 한계를 느끼고 각각 1루수와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올 시즌 허경민은 3루수로 108경기에 선발 출전해 883이닝을 소화했다. 허경민 외에 올해 두산의 1군에서 3루수로 출전했던 선수는 전민재(34경기129이닝)와 이유찬(27경기174이닝), 서예일(15경기46이닝), 박계범(10경기15.2이닝), 박준영(9경기27이닝) 등이 있다. 이 중 서예일은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했고 나머지 선수들 역시 아직 한 번도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다.

외부 영입이 없는 한 두산의 핫코너는 내년 시즌 두산의 최대 약점이 될 수 있다. 확실한 주전 후보가 없는 만큼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하겠지만 시즌 개막 후에도 확실한 주전을 정하지 못하고 여러 선수들을 돌려 쓰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시즌 전에 낙점을 받은 주전 선수가 꾸준히 기회를 얻으면 경험이 쌓이고 1군에 적응하면서 제 몫을 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KBO리그에는 '천재' 김도영(KIA)을 비롯해 김영웅(삼성), 문보경(LG 트윈스), 최정(SSG랜더스), 손호영(롯데), 노시환(한화), 송성문(키움) 등 뛰어난 3루수 자원들이 즐비하다. 실제로 허경민이 없는 두산보다 3루수가 약한 팀은 딱히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현역 시절 리그 최고의 3루수 중 한 명이었던 박석민 신임 타격코치에게 부임하자마자 새로운 3루수를 발굴해야 하는 커다란 숙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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