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는 강원FC
현재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는 강원FC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 강등권으로 추락하며 위기 상황에 몰렸지만, 이번 시즌 이들은 우승 경쟁에 참전하며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비록 사상 첫 우승 도전은 좌절됐지만, 2024년 강원FC의 시간은 실패가 아닌 성장의 한 해였다.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지난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에서 단독 선두 울산 HD에 2-1로 패배했다. 이로써 울산은 K리그 3연패라는 대기록을 작성했고, 패배한 강원은 실낱같은 역전 우승의 희망을 접어야만 했다.

2024년 우승 경쟁한 강원, 박수받아 마땅한 '성과'

이렇게 우승 가능성은 0%로 줄었지만, 강원의 2024시즌은 '깜짝 반전' 그 자체였다. 지난 시즌 개막 전까지 강원은 파이널 A에 도전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았다. 2022시즌 최용수 감독 지휘 아래 리그 6위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성과를 냈었고, 이에 더해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인 김대원, 양현준의 조합까지 발견했기 때문. 하지만 지난해 강원은 시즌 초반부터 무너지기 시작했고, 18경기에서 2승에 그친 끝에 결국 최 감독은 팀을 떠났다.

최 감독과 결별 이후 강등 위기에 몰린 강원은 새로운 사령탑에 윤 감독을 선임, 반등을 노렸으나 쉽지 않았다. 구단 지휘봉을 잡은 윤 감독은 리그 7경기 연속 무승을 이어가며 위기에 빠졌고, 이후 울산-전북을 잡아내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결국 최종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 추락을 막지 못했다. 이후 김포와의 1차전에서 0-0, 2차전에서 2-1로 승리를 따내며 극적 잔류에 성공했으나 2024시즌 강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이미 여름을 통해 양현준이라는 거물급 공격수가 이탈했고, 서민우-김대원과 같은 핵심 자원이 김천 상무로 입대를 택했다. 윤 감독의 강원은 반전의 연속을 보여줬다.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1승에 그쳤지만, 이후 5연승과 7경기 무패 행진을 내달리며 펄펄 날았다. 순위는 선두권으로 상승했고, 26라운드부터는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며 사상 첫 리그 우승에 대한 희망을 키워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울산-포항에 연이어 발목을 잡히며 동력을 잃었고, 파이널 라운드 돌입 후 FC서울과 김천 상무를 연달아 제압했으나 울산에 패배하며 리그 우승은 좌절됐다. 이처럼 아쉬운 성과가 눈앞에 있었지만, 2024시즌 강원의 성과는 실패가 아닌 성장의 시간이었다. 윤 감독 아래 유연한 전술 움직임과 강력한 공격 축구 색깔을 입힌 강원은 현재까지 리그 최다 득점 1위(61점)에 자리하며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더해 새로운 스타들의 발견도 이어졌다. 2024년 한국 축구의 보물로 떠오른 양민혁은 제2의 손흥민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인상을 심어줬다. 빠른 발과 인상적인 축구 지능을 보유한 양민혁은 고등학교 3학년의 나이로 리그 전 경기에 나와 11골 6도움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또한 양민혁은 이미 이번 여름 잉글랜드 명문 토트넘 훗스퍼로의 이적이 확정됐고, 시즌 종료 후 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유망주 이상헌의 발견도 이목을 끌었다. 연령별 대표팀 출신으로 울산-부산을 거치며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이상헌은 이번 시즌 강원 이적 후 윤 감독 지휘 아래 이번 시즌 미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6경기서 7골을 몰아넣으며 관심을 모았고, 그는 2선과 최전방을 오가며 35경기에서 13골 6도움을 올리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강원의 새로운 발견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 시즌 제주에서 강원으로 합류한 이기혁은 윤 감독 아래 중앙-측면 수비수라는 새로운 옷을 발견했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덕분에 이번 11월 A매치 명단에 합류, 2년 4개월 만에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황문기도 포지션 변경으로 국가대표급 자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2선과 중앙 미드필더에서 성장이 정체됐던 가운데, 윤 감독의 조언 아래 우측 수비수로 변경을 시도했고, 지난 9월과 10월에 이어 11월 명단에도 발탁되는 영광을 맛봤다.

이에 더해 K리그 2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주목을 끌지 못했던 김강국, 김이석의 발견 역시 이목을 끌었다. 또한 임대를 통해 수혈한 이유현은 측면 수비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에 성공했고, 정한민 역시 14경기에 나와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알짜배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이번 시즌 교체로 나와 잠재성을 보인 진준서, 조진혁, 송준석의 발견은 다음 시즌 강원의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들었다.

우승을 못했으니까 실패라고 할 수 있겠지만, 2024시즌 강원의 사례는 예외다.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팀은 감독과 코치진의 치밀한 분석과 노력 아래 누구도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으로 발전했다. 이에 더해 다양한 미래와 현재 자원들의 맹활약까지 겹치며 팬들을 웃게 했다. 이처럼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으나 강원은 다양한 소득을 손에 넣었고, 팀이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었다.

한편 리그 2경기 일정은 남겨 놓은 강원은 울산전 경기 이후 휴식을 잠시 취한 이후 9일 수원으로 이동, 6위 수원FC를 상대로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리그 2위' 수성에 도전하게 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강원FC 이상헌 양민혁 윤정환 K리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