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한 번씩 들르게 되는 지역, 늘 저녁 끼니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순댓국집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날도 쌀쌀하니 뜨끈한 국물이 당겼다. 내 또래쯤 되어 보일까 초로의 여성이 홀로 운영하는 국밥집, 새벽부터 끓인 국물에 항정살을 넣었다는 순댓국은 그녀의 자부심처럼 담백했다.
그렇게 해서 그 동네 순댓국집만 서너 군데 들렀다. 그저 새로운 집을 가보는 것뿐만이 아니다. 순댓국이 나오면 아무것도 넣지 않은 채 국물을 우선 한 모금 떠보고, 다음 소금을 넣고, 새우젓도 넣어가며 절묘한 간의 균형을 맞춰본다. 국물 안에 들어간 순대나, 고기를 먹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소금도 찍어 먹어보고, 새우젓도 찍어 먹어보고, 맛의 어울림을 음미해 본다.
그러고 보면 순댓국집은 정말 동네마다 있다. 그런데 맛을 보면 체인점이라해도 집마다 손맛이 다르다. 아직도 만 원짜리 한 장 언저리로 푸짐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음식, 순댓국에 눈을 뜨니 동네의 다른 음식점들도 미지의 모험지가 되어 눈에 들어온다. 말 그대로 만 원의 행복, 이 행복에 눈을 뜨게 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데뷔 20년이 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발라더 (발라드 가수) 성시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