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심장 수술, 지난 2월 목 수술을 받은 후 이번 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가지게되는 아미르 알바지(사진 왼쪽)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시련을 이겨내고 돌아온 두 남자의 격돌
2연패로 주춤했던 모레노는 플라이급 랭킹 3위 아미르 알바지(31·이라크)와 맞붙는다. 두 번 연속으로 한 끗이 모자랐다. 모레노는 지난해 7월 UFC 290에서 알레샨드리 판토자(34·브라질)에게 2대1 스플릿 판정으로 패해 챔피언 벨트를 내줬다. 지난 2월 재기전에선 브랜든 로이발(32·미국)에게 또 한번 2대1 스플릿 판정패하며 랭킹 1위 자리까지 내주고 분루를 삼켰다.
차라리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하던가 서브미션, 녹아웃 등으로 당했으며 덜 충격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연달아 스플릿 판정패를 허용한 선수 입장에서는 억울함도 적지 않을 수 있다. 접전승부를 펼친 선수는 경기 후 자신이 잘한 것 위주로 뇌리에 남는다. 지켜보던 이들 입장에서는 상대가 무리없이 이긴 것 같은데도 패배를 당한 선수가 억울함을 호소하는것도 이 때문이다.
하물며 누구의 손이 올라가도 이상하지않을 스플릿 판정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 패배를 연달아 당했기에 모레노는 멘탈적으로 크게 충격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챔피언 출신의 그는 빅매치를 많이 치러본 선수답게 담담한 모습으로 다음 경기에 임한다. 충분히 마음을 추스르고 돌아왔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2~3년 동안 앞만 보면서 쉬지 않고 달려왔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멋진 도시들에서 싸우고, 훈련하고, 미디어 일정을 수행했다. 하지만 나도 인간이다. 어느 순간에 완전히 폭발하고 말았다"며 휴지기를 가진 이유를 설명했다.
상대인 알바지(17승 1패)또한 오랜만에 돌아왔다. 1년 5개월 만의 복귀다. 모레노는 마음이 아팠다면, 알바지는 몸이 아팠다. 지난해 6월 카이-카라 프랑스전 이후 심장 박동 이상인 심실상빈맥(SVT)을 진단 받아 심장 수술을 받았다. 지난 2월 모레노를 상대로 복귀전을 준비하다가 마비 증상이 생겨 목 수술도 받았다.
알바지는 "차를 타고 이번 대회에서 묵을 호텔로 향하면서 마침내 내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느꼈다. 다들 알다시피 그간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극복하고 다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결코 쉽지않았지만 시련은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에게 찾아간다. 어떻게 이기고 일어서느냐가 중요하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의 복귀전인 만큼 둘 다 물러설 수 없다. 모레노는 3연패를 막아야 한다. 이번에도 패하면 타이틀 탈환이 요원해질 수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늙었다고 성급하게 얘기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나는 내가 가장 잘안다. 지금이 전성기라고 느낀다. 그러한 사실을 이번 주말 경기를 통해 세상에 증명해보이겠다"고 다짐했다.
UFC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알바지는 모레노를 피니시하고 타이틀 도전권을 얻으려 한다. 그는 "이런저런 선수들이 타이틀 도전을 하는데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게 가장 힘들었다. 나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모레노는 노련하고 터프하지만 불가능한 건 없다. 그를 쓰러뜨린다면 확실하게 타이틀전 도장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UFC 플라이급 챔피언 판토자는 오는 12월 8월 UFC 310에서 아사쿠라 카이(31·일본)를 상대로 3차 방어전을 벌인다. 알바지는 "둘 중 누가 상대가 되든 상관없다. 난 그냥 최고가 되고자 한다. 우선 눈앞의 모레노에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그래플링 공방전으로 예상된다. 모레노는 멕시칸 복싱을 주무기로 탄탄한 그래플링 실력을 갖춘 웰라운드 파이터다. 알바지는 상대적으로 타격보단 그래플링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모레노를 넘기지 못한다면 경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