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리에이터>(2023)는 기술과 인간성의 갈등을 중심으로 한 서사로, 주인공 조슈아(John David Washington)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대치하는 전쟁에 휘말린 전직 군인이다. 그는 AI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임무를 맡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AI의 실체를 마주하며 혼란스러운 감정의 파도에 휩쓸린다. 임무에 대한 사명감은 여전하지만, 인공지능의 파괴가 곧 인간성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 또한 점차 깊어진다. 기술적 혁신의 파장을 담아낸 AI의 창조자 '넌(Nun)'과의 대립은 인간성과 기술의 본질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당신은 창조자입니까, 파괴자입니까?"라는 영화 속 대사는 이 이야기를 집약한다. AI의 위협을 넘어, 창조 행위가 가진 이중성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인간이 창조한 기술이 어떻게 역으로 인간을 위협하는지를 성찰하게 하는 이 대사는 AI와 인간 사이 경계가 흐려지거나 단절되는 순간을 상징하며, 나아가 기술 발전에 수반되는 도덕적 책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