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박정자를 이용하려는 세력들
지옥2 예고편 갈무리 넷플릭스
이 틈을 타서 <시즌1>에서 미미한 세력에 불과했던 화살촉 무리들은 거대하고 난폭한 조직으로 성장해 도시를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절망이 가득한 사람들에게 '신의 의도'는 그저 눈앞에 무자비한 폭력의 형태로만 나타난다.
<지옥 2>는 고지받은 자가 처참하게 죽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 뿐, 실제 이들이 끌려간 지옥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어떤 곳에서 어떻게 고통을 받았는지 부활한 사람들의 대사에 의해 설명될 뿐이다. 부활자들은 자기 자신을 포함해서 어느 누구에게도 희망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폭력 속에서 서로를 제압하고 죽이기에 바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참담한 생각만 든다.
각자의 이념과 소신을 따라 분열된 사람들, 나와 다른 이를 폭력을 이용해 단죄하는 무리, 대립하는 단체들을 적절히 이용해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정치조직. 이 모든 것들이 난립하는 탓에 일말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사회. 다수의 생존자들이 살아가는 사회가 어떻게 지옥처럼 변해가는지 그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시청자들이 진짜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답도 내놓지 않은 <지옥 2>. 어쩌면 의도를 알기 위해 애쓰지 말라고, 정말 중요한 건 의도를 아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해되지 않고,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처하게 될 때 의도를 알아내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가치 있는 건 따로 있다고 말이다.
고지받은 자를 처단하는 괴물 무리는 신의 뜻을 집행하는 자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악마같이 묘사된다. 그들에겐 자비도 망설임도 없다. 단번에 죽이지 않고, 마구 짓밟고 때리고 던져 피투성이로 만든다. 보란 듯이 가장 고통스럽게 죽인다. 보는 이들에게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함일 수도 있지만 이 역시 그렇게 추측할 뿐, 확실한 의미는 알 수 없었다.